버스 운전석에 유리창이 생긴 건에 대하여

by 김행복


버스야 늘 타는 거라지만

어느 날 우연히 맨 앞 좌석에 앉게 되어

버스 앞쪽을 유심히 관찰하게 됐다.


어렸을 적 버스 풍경과

참 많이도 달라졌다 생각했다.


내가 어린 시절엔 현금 넣는 돈통이 있었고,

승객들은 일제히 땡그랑 소리를 내며 동전을 넣거나,

지폐를 넣고 거스름돈을 챙겨갔다.


버스 기사님은 그 돈통에 떨어지는 돈의 액수를 보고

맞아요 라는 의미로 눈 맞추며

고개를 살짝 끄덕여 주셨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돈통은 카드 리더기가 대신하게 됐고

기사님과 승객 사이엔 유리창이 가로막고 있다.


그래서 유리창을 치우라는 소리냐고?

놉, 절대 안 된다.


뉴스에는 하루가 멀다 하고 승객이 기사를 폭행하는

무시무시한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유리창이 기사님과 승객 사이에

일종의 보호막을 한다는 얘기다.


그럼 옛날엔 괜찮았던 걸까?


잠깐 유리창을 치워보는 상상을 하다

도리도리 고개를 저었다.


시대는 좋아졌지만 왠지 모르게 씁쓸한,

너무 삭막해진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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