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인스타그램 계정을 만든 직후,
여기엔 대체 무슨 글을 올려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한 적이 있다.
내가 깨닫게 된 통찰력?
오늘 뭐 했는지 하루를 일기처럼 써볼까?
이거 사진 좀 잘 나왔는데 자랑 좀 해볼까 봐~
하지만 곧바로 든 생각.
내가 깨달은 거 다른 사람이 궁금해할까,
이거 너무 진지한데?
사람들 정말 오글거리겠어.
이렇게까지 내 삶을 오픈한다고?
흠, 안 친한 사람이 보면 좀 창피할 거 같은데.
사진 잘 나오긴 했는데 너무 자랑용 같다,
이거 보는 사람한테 괜한 오해 살라.
결국 이런저런 고뇌 끝에
글 하나를 올리지 못한 채
그냥 인스타그램을 방치했다.
그러다 저 멀리 여행을 떠났는데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진을 올리고 싶은 거라.
거창한 이유 없이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사진과 간단한 코멘트를 남겼다.
그러고 나서
하나씩 오르는 빨간 하트 수를 볼 때,
이 사람이 좋아요를 눌렀네?
잘 지내고 있나 궁금한데 연락이나 해봐?
여러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도 들고,
일상에 왠지 모를 활력이 돌았다.
그리고 깨달았다.
SNS를 하는 이유는 그냥,
그냥 그러고 싶으니까!
때론 거창한 어떠함 없이
그냥이 이유가 될 때도 있는 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