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삶을 산다는 건

감자튀김을 먹는 것에서부터

by 냉장고


주체적으로 산다는 것은 롯데리아 포테이토를 먹을 때 하나 딸려오는 케찹을 다 먹지 않는 것. 케찹의 양을 가늠하며 적절한 비율로 감자에 발라 먹고 있는데 기계적인 움직임 속에서 딱히 맛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케찹의 강렬한 맛이 없어도 이미 포테이토 그대로 짭쪼롬한 양념이 묻어 있고, 내가 좋아한 건 바로 그거였잖아. 주어진 케찹을 다 먹어야 한다는 쓸데없는 의무감 때문에 케찹이 동나기를 바라며 녹즙기처럼 감자를 입 속에 욱여넣고 있음을 깨달은 순간- 들고 있던 남은 케찹을 버렸고, 해방감이 들었다. 해방감. 내가 좋아하는 걸 가장 좋아하는 상태로 취하는 것. 아주 사소한 것에서 나만의 방식을 찾는 것. 자유는, 주체적이란것은 이런 것이 아닌지.


그리고 하나 더,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나는 아무것도 아니야 노래를 하면 역설적으로 아무것도 아니므로 아무거나 해도 된다는 용기를 얻을 수 있게 된다. 언어의 마술. 이 글을 읽은 사람은 기억해 두고 지극히 평범한 날 저 말을 따라해보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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