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책 읽는 엄마 Jun 15. 2022

우리 집 독후활동

읽고 기록하며 나를 표현하기

오늘은 어떤 책을 읽을까?

둘째 아이는 책장 앞에 서서 자신이 읽을 책을 신중하게 선택한다. 책을 고르는 아이의 손길은 옷장을 열고 오늘 날씨에 딱 맞는 옷을 찾듯 한 권 한 권 살펴보고 있다.



첫째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 때 학교에서 독서기록장을  배부해 주었다. 초등 1학년 때는 하교 시간이 빠르다 보니 하루에 한 권을 읽고 독후활동을 습관화할 수 있었다. 어떤 날은 한 권만 읽기도 하고 어떤 날은 읽고 기록하며 독후활동 시간을 과 중 하나로 만들었다.


독서기록장을 함께 활용하면 좀 더 집중해서 책을 보게 되고 책 내용을 정리해보는 계기가 된다. 독서기록장 양식 중 본인이 하고 싶은 양식을 고르고 그에 맞는 책을 선택해 독서를 한다.


처음엔 책을 먼저 읽고 독서기록장 양식에 맞춰 활동을 하려니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필요하기도 했다. 여러 번 독후활동을 하다 보니 기록 양식에 맞는 책을 선정하 어떻게 독후활동으로 이어갈지 아이들이 스스로 구상해보 새로운 아이디어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책 속에 상상력을 더하다

동화책을 읽고 기억에 남는 장면을 표현하는 것은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독후활동이다.

첫째 아이는 [마녀 위니의 생일 파티]를 읽고 키 큰 케이크를 표현하고 싶어 A4 종이를 덧대 길고도 긴 세상에 하나뿐인 케이크를 표현했다. 긴 케이크를 접었다 펼치면 마법처럼 맛있는 케이크로 변신한다. 그림을 그린 후, 자신의 생일에도 멋진 케이크를 만들고 싶다고 속마음을 남기기도 서 아이 독서기록장이 가끔은 아이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일기장이 되곤 다.

[마녀 위니의 생일 파티]를 읽고 만든 키 큰 케익


둘째 아이는 [100층짜리 집]을 읽고 누나의 독서기록장에서 힌트를 얻어 A4 종이를 덧대 길고도 긴 100층짜리 집을 표현했다. 우리 집 둘째는 누나 바라기라 누나가 했던 건 무엇이든 따라 해보려 한다. 이럴 땐 누나가 엄마보다 좋은 선생님이 되어 준다.


[100층짜리 집]을 읽고 둘째 아이가 꾸민 집



"엄마 검은색  없어요?"

"실은 왜? 어디에 쓸려고?"

"머리카락으로 만들려고요."

[이상한 엄마]를 읽은 첫째 아이는 선녀의 머리카락을 표현하기 위해 검은 실이 필요하다며 서랍장에서 실을 꺼내와 선녀 얼굴에 맞게 예쁘게 커트도 해준다. 한복은 꽃무늬 모양 색종이와 반짝이 보석 스티커로 맘껏 꾸며주어 선녀 엄마의 스타일리스트가 되기도 다. 책에 나온 엄마보다 더 예쁜 엄마가 탄생되는 순간이다.

[이상한 엄마]를 읽고 선녀 꾸미기



독서기록장을 유심히 살펴보면 책만 읽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 재해석해 자기만의 또 다른 작품을 만들어 낸다.

책 속의 그림과 글을 통해 상상력을 발휘해 자신만의 한 권의 책을 만드는 것 같아

아이들이 독서기록장을 완성할 때마다 제일 기다려지는 사람은 아마도 엄마인 나일 것이다.

'오늘은 어떤 작품들이 나올까?'

'이 책에서 어떤 걸 표현할?'

생각을 기록하고 표현해내는 과정을 통해 우리 아이를 이해하고 발견해 가는 이 시간들은 아이들을 오롯이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평일 5일 중 3일만 기록하면 학교에서 나눠준 독서기록장을 2학기가 시작될 때쯤  쓰게 된다. 처음엔 몇 장 남지 않은 기록장을 보며 복사해서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기엔 복사해야 할 양이 어마어마할 것 같아 새로운 독서기록장을 구매했다.


해마다 12월이 되면 아이들 학교에서 독서기록장 상을 주었다. 첫째 아이는 읽는 권 수만큼 독후활동도 했기에 독서기록장 시상이 진행된 4년 동안 최우수상을 받아 독서기록장을 도서관에 전시하기도 했다.

둘째 아이는 누나의 습관을 따라 하다 보니 1학년 때 장려상을 받아 누나와 함께 독서기록장전시되었다.


고슴도치 엄마는 두 아이의 독서기록장을 보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서 영광의 순간을 남기기도 했다.


두 아이가 우수 독서장으로 뽑혀 전시된 날

매일 한 권씩 읽고 기록하던 습관은 아이의 상상력과 독서력을 키울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상장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꾸준히 읽고 자신의 생각을 기록하는 습관 힘이다.



여전히 아이들의 독서기록장을 모아 두고 있다.

책장에 꽂힌 아이들의 독서기록장은 가끔씩 꺼내어 추억을 나누기도 한다.


책장에 있는 그 어떤 책 보다도 멋있는 삽화와 이야기가 담긴 아이들의 독서기록장은 1년에 한 권씩 발행되는 책이 된다.

아이들 독서기록장

올 겨울엔 어떤 책이 발행될지 오래된 독자인 엄마는 지금부터 기다리고 있다. 두 작가님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천천히 피는 꽃이 향기롭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