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저녁노을과 희망

01. 제주시 삼양동 벌낭포구

by Happy LIm

장소 : 제주시 삼양3동 벌낭포구 인근

날짜 : 07월 10일


아침 일찍 일어나, 아직 눈도 제대로 뜨이지 않은 채 만원 버스에 몸을 싣는다.

움직일 틈조차 없는 사람들 사이에서 버스가 흔들릴 때마다 몸이 이리저리 떠밀린다.
직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미 하루의 피로가 어깨 위에 내려앉는다.


간신히 도착한 회사는 이미 분주하다.

아침부터 처리해야 할 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고객들은 쉼 없이 찾아온다.
한 사람, 또 한 사람을 응대하다 보면 목은 바싹 타고, 입술은 메말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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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찾아온 점심시간.
조금은 숨을 고를 수 있을까 기대하지만, 그 짧은 틈마저 손가락 사이로 모래처럼 흘러내린다.

오후가 시작되면 사방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마음이 다시 소란스러워지고,
퇴근 무렵이 되면 몸은 녹초가 되어 바닥에 가라앉는다.


끝이 없을 것만 같던 하루.
이대로 집으로 향했다가는 오늘의 무게가 나를 완전히 짓눌러버릴 것만 같다.
그래서 발길은 자연스레 바다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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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센 파도는 마치 오늘 내가 맞닥뜨린 수많은 순간들을 대변하듯 부서지고,
그 위로 천천히 해가 기울어간다.
붉고 황금빛이 어우러진 노을이 바다를 물들이는 그 찰나, 가슴을 단단하게 쥐고 있던 무거운 힘이 서서히 풀려나가는 걸 느낀다.


단 하루만이라도 일상에서 벗어나,
이 넓은 풍경 속에 그대로 잠겨 있고 싶다는 마음이 스며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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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는 해를 바라보다가 눈을 천천히 감는다.
오늘 겪었던 힘든 순간들이 조용히 떠올랐다가 바람에 실려 멀리 흩어져 간다.

조금 더 시간이 흐르자 마음이 잔잔해지고, 노을빛은 마치 따뜻한 손길처럼 어깨를 부드럽게 감싼다.

그리고 그 순간, 내일을 다시 살아낼 힘이 아주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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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했던 하루의 끝에서, 바닷가의 노을은 또 한 번 나에게 말해준다.

“괜찮아. 너는 오늘도 잘 버텨냈고, 내일도 다시 나아갈 수 있어.”
그 말 한마디가, 다시 걸어갈 용기를 선물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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