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화북 금산리 환해장성
장소 : 제주시 화북동 금산리
날짜 : 07월 19일
성산일출봉에서 떠오른 태양이 한라산을 넘어 제주항에 이르면,
제주 바다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뱃길이 열린다.
그 길을 따라 한 척의 여객선이 “부부웅웅웅~ 부우웅웅웅~”
우렁찬 뱃고동을 울리며 육지를 향해 떠난다.
그 소리에 놀란 화북동 바닷가의 돌무더기들은 어느새 천진난만한 아이들로 변신한다.
아이들은 서로 손을 잡고 까르르 웃으며,
멀어져 가는 여객선을 향해 작은 손을 흔들어 환하게 인사한다.
“또 놀러 오라게!”
장난기 어린 목소리가 잔잔한 파도 사이로 퍼져나간다.
여객선이 제주항과 방파제를 지나 넓고 깊은 바다로 나아가자,
아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멀리, 더 오래 여객선을 바라보려고 발뒤꿈치를 껑충 들어 올린다.
저무는 해는 그 순간만큼은 아이들과 여객선을 위한 등대가 되어
따스한 빛으로 뱃길을 밝혀준다.
마침내 여객선이 수평선 너머로 사라지면, 아이들은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내일은 또 다른 여객선이 오겠지?” 하고 조용히 속삭인다.
황금빛 노을이 서서히 바닷속으로 스며들면, 돌담 아이들도 하나둘 졸음에 겨워 눈을 감고,
제주는 다시 고요한 평화 속으로 잠겨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