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 제주시 조천항
장소 : 제주시 조천읍 조천항
날짜 : 7월 15일
한라산을 넘어온 해가 조천항 너머 서쪽바다에 닿을 즈음,
제주항, 김녕항, 조천항 등에서 출발한 갈치잡이 배들이 하나둘 모여든다.
그리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길게 한 줄로 늘어선다.
제주 돌담너머에서는 한 아이가
“우리 집 배는 어디 있을까?” 궁금해하며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본다.
“저 배는 철수네 배 같고, 저건 아마 민수네 배일 거야.
저기 깃발이 크게 나부끼는 건 이장님네 배이겠지…”
아이의 상상은 바다 위를 자유롭게 건너 다닌다.
"내가 어른이 되면, 저 배들 모두 합한 것보다 큰 배를 타고 태평양으로 나갈 거야, 세상에서 가장 큰 물고기를 잡아 올 거야..."
어느새 마을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
열 명 남짓이 되어 버렸다.
아이들이 하나둘 돌아가면서
각자의 방식대로 누구네 배일 것이라며 떠들썩하게 맞추어 본다.
어느 배가 만선 일 것 같고, 어느 배는 무슨 고기를 더 많이 잡을 것 같을 거라며...
서로가 재잘거린다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웃음소리는
잔잔한 파도를 타고, 수평선 근처에서 고기잡이에 여념 없는 어부들에게 닿는다.
귀를 쫑긋 세워 그 소리를 전해 들은 부모들의 마음도 덩달아 밝아진다.
그렇게 행복이 번져가는 조천항의 하루가
아름답게 저물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