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 삼양해수욕장
장소 : 제주시 삼양동 삼양해수욕장
날짜 : 04.29
먼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을 타고, 잔잔한 파도는 삼양해수욕장의 검은 모래 해변에 살며시 닿는다.
검은 모래 또한 그 물결을 포근히 받아 안으며, 마치 숨결을 품은 듯 부드럽게 일렁인다.
이곳에서 바다와 땅은 서로의 경계를 지우고, 하나의 생명처럼 어우러진다.
은빛으로 고요히 빛나던 해변과 바다는, 한라산 너머에서 흘러내린 햇살에 따라 서서히 금빛으로 변해간다.
마치 제주를 찾아오는 이들을 황금처럼 귀히 맞이하려는 듯,
하늘과 바다, 육지 모두가 따뜻한 황금빛으로 물든다.
그 빛의 결을 가르며, 멀리서 비행기 한 대가 조용히 다가온다.
태양은 그 비행기를 위해 길을 밝혀주는 등대가 되어,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킨다.
비행기는 태양빛을 따라 나아가며 부드럽게 하늘을 가른 뒤, 그 위를 말없이 스쳐 지나간다.
그리고 하루의 소임을 다한 태양은
아무 말 없이 바닷속으로 천천히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