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월정리 풍력단지
장소 : 월정리 풍력단지
날짜 : 10.07
새로운 시작을 알리려는 듯
붉은 노을이 바다 위로 천천히 번져 온다.
수평선 너머로 붉은 해가 떠오르면서
품어져 나오는 빛은 잔잔히 밀려오는 파도를 따라 자그마한 길을 만들어 낸다.
그 길이 바닷가에 와서 멈춘다. 누군가 그 길을 걸어주기를 바라는 듯이
문득 떠나고 싶다. 그 길을 따라 어디든지...
도시의 소음, 고단한 하루하루, 그리고 크고 작은 걱정들...
모든 것을 잊어버린 체, 하늘과, 바다, 파도 소리만이 있는 곳을 찾고 싶다.
바닷가에 옹기종기 떠 있는 조각배들이
떠나고 싶었던 마음에 불을 붙인다.
조각배 한 척을 골랐다. 노를 젓는다.
해가 완전히 떠올라 길이 없어지기 전에
이 고요함을 안고 먼 곳으로 흘러가고 싶다.
어디로 향해도 좋다.
바람이 부는 대로, 햇살이 이끄는 대로
오늘 같은 날은,
그저 떠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