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면접이 끝나고 HR과 연봉 협상이 시작됐다.
짧게 요약하자면 이런 느낌이다:
HR: 얼마 받고 싶니?
나: 지금 연봉에 비싼 생활비 + 렌트비(4,000 SGD x 12)만큼 더 받고 싶어요.
HR: 여긴 세금 낮은 거 알지?
나: 아, 그럼 조금만 깎아서 주세요..
HR: 우리 회사 주식도 싸게 살 수 있고, 가끔은 그냥 주기도 해.
나: …그럼 조금 더 깎아서 주세요...
HR: 그래, 잘해보자!
연봉 협상 이야기로 시작을 했지만, 오늘은 싱가포르 생활비 중에서도 식비와 렌트비,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어떻게 보면 식비와 렌트비가 비싸지만 조금은 다른 시작을 가져볼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있다.
싱가포르 물가는 한국보다 높다. 특히 외식을 하면 확실히 체감이 된다. 보통 쇼핑몰 안 음식점에서 두 사람이 돈가스와 누들을 먹고 음료까지 마시면, 5만 원은 훌쩍 넘는다. 가끔씩은 그렇게 먹을 수 있지만, 잦은 빈도로 먹게 되면 일반적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는 금액이다. 다행히도 싱가포르에는 호커센터와 푸드코트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다. 여기서는 한 끼에 3~7 SGD, 즉 3,000~7,000원 정도로도 식사가 가능하다. 한국에서 김밥 한 줄 먹는 것보다도 저렴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입맛은 조금 적응이 필요하다. 모든 음식이 입에 딱 맞는 건 아니고, '이건 좀 힘든데…' 싶은 메뉴도 분명 있다. 하지만 입에 맞는 메뉴만 잘 골라 먹으면 가성비 + 맛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게다가 간혹 만나는 레스토랑급 맛집은 말 그대로 인생 경험이 된다.
결론은 이거다.
한국처럼 살면 비싸고, 싱가포르처럼 살면 합리적이다.
싱가포르에서 생활비의 진짜 핵심은 렌트비다. 많이들 놀라는 부분이기도 하고, 나도 협상 테이블에 처음 올린 항목이 바로 이거였다. 나는 매달 약 4,200 SGD를 렌트비로 지출하고 있다. 비싸다고? 맞다. 그런데 그 안에 포함된 걸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야외 수영장 3개
온천(사우나 느낌)
바베큐장
헬스장, 테니스장
쇼핑몰 & MRT 역 바로 연결
지하 24시간 대형 마트
수많은 음식점
공원과 산책로
비 와도 젖지 않고 출퇴근 가능한 구조
이 정도면 호텔급 시설이다. 비용은 크지만, 삶의 질도 그만큼 따라온다. 한국의 아파트와 비교하면 단순히 면적만으로는 비싸지만, 주거 공간 그 이상을 제공한다. 시간과 체력을 아끼고, 스트레스를 줄이며, 편안함을 일상화하는 구조다.
싱가포르는 확실히 생활비가 높은 도시다. 하지만, “어떻게 살 것인가”에 따라 그 비용의 의미는 달라진다.
식비는 선택의 문제다. 현지인처럼 살면, 절약할 수 있다.
렌트비는 투자다. 높은 비용만큼 삶에 돌아오는 가치도 크다.
혹시 싱가포르 이직을 고민하고 있다면, 숫자만 보지 말고
“그 숫자가 어떤 삶을 만들어주는지”
를 함께 계산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