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

2025년 7월 16일, 우리의 첫 아이가 태어난 날의 기록

by 해피피존

2025년 7월 16일 오전 10시 34분

우리의 첫 아이가 태어났다.

출산에 대한 기쁨, 아내에 대한 고마움과 걱정, 미래에 대한 기대 등 많은 감정을 느끼고 많은 생각들을 하면서 아이를 맞이하였다. 나는 이 순간의 감정과 생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출산일 저녁에 짧게 글을 적었다.


아이의 울음 소리를 듣는 순간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스스로 통제하지 않으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눈물이 날 것 같아서, 아직 수술대에 누워있는 와이프를 보면 눈물을 참았다. 영향이 가는지 안가는지 모르겠지만 눈물을 흘리면 위생적으로 안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고, 와이프도 참고 있는데 내가 먼저 우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순간적으로 별 생각이 다 들었다.

아이를 처음보는 순간 작고 귀여웠다. 손가락, 발가락이 모두 다섯개 씩 정확하게 있었다. 와이프 품에 안기는 순간, 아이는 눈을 조금씩 떠서 자기 엄마를 쳐다보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고는 가끔 웃는 것 같기도 했다. 내가 본 와이프는 딱 한방울의 눈물을 흘렸다. 아마 나처럼 평정심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겠지.

우리의 첫 아이가 태어났고, 이제부터는 무언가를 결정할 때 이 아이를 중심으로 생각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바라던 것이었고, 지금보다 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우리가 만난 이 아이가 우리를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고, 우리를 보고 좋은 것들을 배울 수 있도록 나부터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출산하는 과정을 통해 와이프에 대한 미안함, 걱정, 대단함 등 많은 감정들을 느꼈다. 여성들이 큰 일에 강하다는 말들을 들은 것 같은데, 이번 일을 통해 그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느꼈다. 내가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그런 일을 아주 차분하고 조용히, 나보다 더 남의 일인 것처럼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또 한 번 좋은 사람과 결혼했다는 생각이 든다.

인생의 많은 부분에서 운이 정말 중요하고, 나는 좋은 가정 환경에서 자라서 좋은 사람을 만나 결혼하는 운을 만났다. 나는 정말 행복한 삶을 살고 있고, 항상 이 사실을 기억하여 조금 어려운 일들을 만나더라도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헤쳐나가야 겠다는 나만의 다짐을 하게 되었다.


[부록]

싱가포르 출산에 대한 정보는 이미 많은 블로그에 올라와 있지만 그럼에도 아주 짧게 나마 적어보고자 한다. 싱가포르 출산의 가장 큰 단점은 바로 비용과 소통, 그리고 (산모 입장에서) 산후 조리이다. 비용이 비싸다는 점은 이미 잘 알려진 바이다. 우리의 경우 유도 분만을 시도했지만 잘 되지 않아서 제왕절개를 하게 되었고 총 비용은 대략 25,000 SGD 정도가 나왔다. 그 전에도 한번씩 산부인과에 가면 대략 360 SGD 정도의 비용이 청구되었다. 하지만 이런 부분 모두 알고 있었기에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두번째는 소통인데, 영어를 잘하면 큰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그럼에도 잘 모르는 의학 용어들이 나올 때는 꽤 당황스럽다. 간호사나 의사 분들도 당연하게 사용하고, 현지인 들이라면 당연하게 알고 있을 단어지만 모국어가 영어가 아닌 경우네는 모를 수 있는 용어들도 꽤 있어 보인다. 싱가포르에서 출산을 앞두고 있다면 출산 관련 용어들은 공부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장점도 명확하다. 한국에서 출산을 해본 적은 없지만, 현지 간호사 분들이나 의사 분들 모두 엄청나게 친절하다. 총 10명 이상의 간호사, 의사, 그 외 병원 직원분들을 만났는데, 한명도 빠짐없이 친절하시다. 그리고 과잉 진료도 없는 듯 하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터프하다고도 볼 수 있는데, 출산을 한 당일부터 모유 수유를 시도한다. 와이프도 당일부터 지금까지 계속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또한 병원에서 아이와 함께 있을 수 있는 것도 큰 장점이다 (한국 시스템을 잘 몰라서 싱가포르 병원만의 장점인지는 모르겠다). 아이와 함께 있으면서 수유를 하거나 기저귀를 갈거나 하는 것들을 빠르게 배울 수 있고, 그러면서 아이와 빠르게 친해질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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