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 일기 - 3

일단 떠들고, 그리고 시작하자

by 해피피존

나는 무엇인가를 이루고 싶거나 꾸준히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가장 먼저 주변에 알린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고 다님으로써 적절한 시점에 나는 떠올리기를 기대하는 것 같다.


나는 기회가 올 때마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곤 한다. 절대 부담스럽게는 말하지 않는다. 시작은 농담처럼 얘기하지만, 대화를 마칠 때는 진담으로 끝내야 한다. 그렇지만 부드럽고 가볍게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행동을 통해 득을 본 케이스가 몇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이직에 대한 것이다.

한국에서 IT 중소 기업에 다니면서 약 1년 반 정도를 싱가포르에 주재원으로 온 적이 있었다. (이것 역시도 끊임없이 이야기한 덕을 보았다) 주재원 생활을 하면서 고객사에 들어가서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을 했는데, 짧은 영어에도 불구하고 고객들과 농담 따먹기를 할 때 나는 언젠가는 싱가포르에 돌아올 것이다, 나중에 또 일하게 될 것이다, 자리 있으면 얘기라도 해줘라 등의 농담을 하곤 했다. 주재원 생활을 마칠 때 쯤에는 함께 일하던 회사 동료가 고객사로 이직을 했고, 내가 한국으로 돌아간 뒤에도 아주 가끔씩은 연락을 하면서 지냈다. 그 분도 고객님이 되신 후에는 나의 가스라이팅의 타겟이 되었다. 그렇게 몇년이 지난 후 그 팀에 자리가 나게 되었고 정말 고맙게도 주재원 당시에 함께 일했던 고객사의 팀장님이 나를 기억해주셨다. 우리는 짧게 15분 정도의 통화를 했고, 나는 바로 싱가포르로 돌아오긴 위한 나만의 계획을 실행하기 시작하였고 지금은 그 팀장님과 함께 일하고 있다.

내가 원하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이유가 이것만은 아닐 것이다. 기술적인 부분, 언어적인 부분, 나와 함께 일했던 경험 등이 영향을 주었겠지만, 아마도 내가 원하는 바를 지속적으로 말하지 않았다면 나의 역량과는 별개로 후보군에도 들지 못했을 수도 있다. 함께 일했던 시간으로부터 벌써 7년 이상이 지났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동료들이나 후배 사원들에게도 항상 말하곤 한다. 원하는게 자리가 있거나 일이 있다면 그 자리에 가거나 일을 하기 위해 관련된 이해 관계자들에게 부드럽고도 지속적으로 어필을 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너무 많은 체력을 쏟는 것도 문제가 있지만, 그렇다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도 문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내가 그것을 원한다는 것을 아무도 모르고, 그렇게 되면 나는 절대 그 자리에 가거나 그 일을 할 수 없다. 그 일을 시작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도 그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그 일을 잘하기 전에 그 일을 할 수 있는 자리에 가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그것을 알려야 한다.


나는 이것이 일 뿐만이 아니라 모든 것에서 유효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원하는 환경에서 일을 하거나 무언가를 하고자 한다면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라. 그러기 위해서는 당장은 역량이 부족할지라도 알려서 최대한 가까운 곳으로 가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관찰 일기 -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