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산책 Dec 13. 2023

엄마 이제 여기 오면 안 되겠다!

한정식을 다 못 먹는 우

감기에 잔뜩 걸린 엄마와, 오늘은 대학병원 신경외과를 갔다.

작년에 허리 수술을 하셔서 주기적으로 병원을 가시는데, 오늘 약을 타러 가셔야 한다고 하셨다.

마침 오늘 약속이 없어서 엄마를 모시고 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원래 사람이 많기도 하지만, 오늘따라 더욱 시간이 오래 걸려서 반나절은 병원에서 보낸 것 같다.

점심시간이 되어 오랜만에 엄마와 한정식을 먹으러 갔다.


예전에 유기에 나오는 반찬들과 음식이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다녀왔다.

역시 한 상 가득 나오는 음식들, 그런데 예전처럼 엄마가 잘 드시지 못하는 것을 보니 왠지 기분이 이상했다.

아니 좀 속상하고 슬픈 마음이 들었다고 해야 할까, 근데 이 느낌을 적으면 더 확실해지는 것 같아서 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든다.


밥 한 그릇을 다 드시지 못하고,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지 못하니 괜히 한마디 한다.

"엄마, 우리 이제 여기는 오면 안 되겠다. 둘 다 밥을 다 못 먹네. 음식이 남아" 라며

소화능력이 떨어지는지 요즘은 누룽지를 끓여드신다는 엄마의 말을 들으니 자꾸만 걱정이 된다.


엄마들이 다 그러셨을까.

자궁수술도 하셨고, 갑상선 암 수술도 하셨고, 작년엔 허리 수술까지.

그래도 엄마는 얼마나 씩씩하신지, 아프면 혼자 병원에도 잘 다니시는데 

오늘은 왠지 좀 어지러울 것 같기도 해서 부르셨다고, 잘하셨다고 마침 나도 오늘 아무런 약속이 없어서 다행이었다고 말씀드렸다.


이럴 땐 내가 일을 하고 있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싶다.

엄마가 아프면 이젠 마음이 예전과는 다르다. 

엄마가 아프지 않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오래 보고 싶다. 나도 건강해서 오래 엄마 모시고 있어야지,라고 다짐해 본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엄마

작가의 이전글 네, 하고 안 하는 이유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