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준비가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을 때, 남편과의 이야기를 하다가 화도 나면서 마음이 상했던 일이 있었다. 유독 명절 전이 되면 더 예민해지는 것은 이해는 하지만 그즈음만 되면 유독 다투는 일이 잦아지는 것 같다. 이해해야지 하면서도 나름 신경을 쓰고 있는데 표현의 방법의 차이일지 말에서 전해지는 감정이 서운할 때가 있다.
여차여차하여 명절을 잘 보내고, 명절이 지나도고 마음이 풀리지 않아서 이야기를 했다.
서운한 마음이 너무 많이 들어서, 남편과 나의 서운함의 포인트가 달랐던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고,
남편이 먼저 미안하다고 이야기를 했다. 바로 풀리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먼저 이야기해 준 남편이 고마웠다.
남편의 생일은 설 명절 1주일 후.
그래서 이번 생일에는 조금 더 신경을 써서 준비해 보려고 풍선도 주문하고 장도보고 그랬는데!
글세, 생일전날 일찍 들어온 것이다! 아니, 이야기도 없이!
풍선장식하고 서프라이즈 하려고 했었는데 그래도 남편이 일찍 잠들어서 큰아이와 함께 준비를 했다.
아니 풍선장식은 위에 테이프 붙이는 것만 도와주고 큰 아이가 다 붙였다. 풍선이 커서 펌프대신 입으로 불었기에 힘들어하긴 했지만 손수 장식함에 뿌듯해했다.
둘째는 엄마, 꽃모양 가운데가 이상해! 썩은 거야? 왜 저래?라고 했지만
우아! 라며 영혼이 담기지 않은 말로 고맙다고 이야기하는 남편이었지만, 속으로는 좋아했지 않을까 싶다.
미역국은 전날 끓여놓았는데! 그래도 다행인 건 설날 선물세트 작업하고 남은 자투리 소고기를 가져다준 것이 있어서 고기를 따로 사지 않아도 되었다는 것!
매일 고기손질을 하는 남편이지만 본인은 삼시세끼 매일 고기를 먹어도 좋다고 한다. 그래서 정육점을 한 것인가 싶기도 하지만 요즘엔 60에 은퇴하고 싶다면서 몸이 조금씩 힘들어짐을 이야기하곤 한다.
그렇게 전날 미역국을 끓여놓고, 소고기 잔뜩 들어간 잡채도 미리 해놓고, 밥도 예약으로 해놓고
아침 일찍 닭봉구이(타긴 했지만), 토마토 카프리제, 쪽파 데침 등 오랜만에 풍성한 아침상을 차려보았다.
사실 아이들이 아침 늦잠을 자고 아침밥을 안 먹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레 아침을 차리지 않게 되었었다.
남편도 일찍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니 정말 오랜만에 4 식구가 먹는 아침이었다.
생일이라서 꼭 특별한 식탁이 아니라, 매일의 특별한 메뉴가 있는 식탁이 아니라,
함께 할 수 있는 식탁의 시간을 자주 가지도록 노력해야겠다. 미라클모닝 5시는 못할 것 같아서 설지 나면서 6시 기상을 목표로 하고 이제 5일 차를 지나고 있다. 꾸준히 해서 아침식탁도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