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너를 만난 것일까.
내가 제일 후회하는 것은 그때 너를 만난 것일까.
너를 만나 마음이 잘 통한다고 나의 이야기를 하나둘씩 꺼낸 것이 돌아 돌아 다시 내게 돌아왔을 때 느끼는
그 배신감 같은 서글픔. 이야기를 하지 말았어야 했나, 괜히 했나 하는 후회가.
힘들었을 때 그래도 먼저 이야기하고 공감해 주며 그렇게 시간을 함께 했는데,
그 시간이 쓸모없어진 것처럼, 스케치북을 부욱 찢어버리는 것처럼 그러게 버려지는 것인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나는 안 그랬어, 섣불리 다른 사람에게 너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었고
친하다고 생각했고, 의지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는데
뒤에서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전하고 다녔다고 하니까, 그러면 내 앞에선 가면이었나
내가 눈물 흘리며 했던 이야기들은 다 어디로 갔나.
그 이야기들도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 도마 위에 올렸던 것일까 싶어서
마음속이 시끄러웠다.
지금도 편하지는 않다. 어떻게 지내나 한편으로 궁금하기도 한데, 다시 만난다면 그때 왜 그랬어?라고 말해볼까 다시 잘 지내볼까 한 적도 있었다. 그런데 이미 시간이 너무 지나버렸고,
각자 다른 곳으로 가 버리기도 했으니까.
훗날 시간이 지나서 만난다면 우린 인사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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