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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Jun 01. 2024

아직은 괜찮지가 않구나

우연히 만난 반가움과 그리고 

오랜만에 모이게 된 사람들, 반가운 얼굴들이 많이 보였다.

"어머, 웬일이야, 잘 지내?" 

"네, 잘 지내요 좋아요!"

"그러면 됐지!"


교회를 옮기게 되면서 그전에 다녔던 교회분들과 1년 반 만에 만남.

인사를 일일이 드리지 못한 점이 있지만, 인사를 드리고 나온다는 것도 참 이상하고,

어떤 분은 왜 이렇게 소리소문 없이 조용히 옮겼느냐고도 하시지만 사실, 조용히 옮겨야지

막 말을 하고 옮기는 게 더 이상하지 않을까 싶어서 그렇게 했다고 말씀드렸다.

사실, 한참 지나고 나서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내가 옮기게 된 이유나 사건들에 대한 것이겠지)

안타깝다면서 좋았는데 아쉽다고 이야기를 하셨다.


어딜 가나 사람들과의 관계로 인한 문제로 힘들고 아프기도 하고, 또 행복하고 즐겁기도 한데

후자의 경우도 있었지만 전자의 이유로 견디다가 힘들어져서 옮길 수밖에 없었던 그런 이유였다.


결혼 전 신앙생활했던 교회분들, 친구도 만나고.

친정에 다녀온 느낌이랄까. 너무나 반가운 분들 학생시절 선생님으로 뵈었던 분들이 이제 나이가 드시고

나도 물론 그렇지만, 정말 반갑게 맞이해 주시고 인사 나누고 그 시절로 잠시나마 타임캡슐을 타고 돌아간 것 같아서 잠시나마 행복했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10년 넘게 다녔던 내가 신앙생활의 뿌리를 내릴 수 있었던 교회였기에 아마 더 친정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마음 한 편으로 그리운 곳.

친구는 그랬다.

"다시 컴백해야지, 우리 또래 별로 없어" 라면서 

이제 나는 새로운 곳에서 적응 잘하고 아이들도 좋아해서 좋아,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행복한 만남도 있었지만,


불편한 만남도 스쳐 지나갔다. 인사를 할까 말까 망설였던 순간이 잠시 있었는데

그분도 뭐 인사하지 않았으니까 나도 인사를 굳이 찾아가서 하지 않았다.

그래도 대다수가 반갑게 인사를 해주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안타까움과 반가움 그리고 잘 지내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 같은 감정들이 오가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어색한 분은 빼고, 나도 어색하니 아마 그분도 어색했을 터.


괜찮을 줄 알았는데 아직은 아니구나, 그 사건이라고 하면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그래도 내 마음에 커다란 사건이긴 하니까 그것에 관련된 분과의 만남은 가끔씩 부글부글 거리거나 화끈거리면서 올라오는 감정이 있는 것이 아직은 아니구나.

그리고 그분은 뭐 나에게 미안한 감정이 없다고 하니까, 나도 뭐 더 이상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그리고 또 열심히 하고 계신다고 하니까 

내가 뭐라고 할 일도 아니고, 나도 새로운 곳에서 조금씩 적응하며 나아가고 있으니까.




몸이 아픈 것은 일정한 시간, 기한이 있지만

마음은 참 아프게도 누가 정해줄 수도 없고, 기한이 있지도 않은 것 같다.

그래서 때론 빨리 상처가 아물기도 하지만 막막한 시간 속에서 아물 수 있을지 없을지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시간도 있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지내는 것으로.

더 잘 지내는 것으로,

다독이며 지내야지. 

씩씩하게.

행복하게.

아닐지라도.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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