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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Jun 02. 2024

관람차에 대한 꿈

어릴 적엔 왜 저게 그리도 타고 싶었을

어릴 적 브라운관을 통해서 보이는 알록달록하면서도 커다란 관람차.

관람차를 볼 때마다 '언제 타볼 수 있을까, 나도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의 E랜드가 예전에 자연농원일 때도 나는 가본 적이 없었다.

다른 친구들은 학교에서 소풍도 갔다던데 나는 고3이 되어서야 E랜드에 가볼 수 있었다.

교복을 입고 갔었던가 ㅎ 사복이었던가, 정확하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벌써 한참전이니.


그때 있었던 관람차를 보면서 타보진 못했다. 그저 가까이서 바라보는 것이 처음이기에 신기하기만 했다.

굉장히 커 보이는데 저건 어떻게 돌아갈까, 사람이 몇 명이 탈 수 있지? 흔들거리면 무서울 거 같기도 하고.


돌아보면 그 시절은 누구나가 그랬을지 아닐지 모르지만,

가족여행이라곤 한 번 가본 적이 없었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 같다. 외식도 그랬다.

내 기억 속에 가족 외식은 딱 1번이었다. 완전체였었던 가족이었을 때, 중앙공원 옆에 메밀집이 있었는데

그때 가락국수인가 메밀을 먹고 돈가스도 먹었었나, 그리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었는데

막대아이스크림이 아닌 동그랗게 스쿱으로 담아서 주었던 아이스크림이었다.

초등학교 아니 국민학교 1학년때였던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엄마는 그때 그걸 "생아이스크림"이라 했었다.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유독 그 말만 기억이 남는다.

돌아보면 우리 집이 가난했구나, 를 이제야 느끼지만 그 당시엔 정말 그런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그만큼 엄마는 우리가 흠잡히지 않도록 깔끔하게 입히셨고, 예절교육도 정말 단단히 시키셨던 것 같다.

그 시절엔 손님이 오면 꼭 무릎을 꿇고 앉아있었던 기억이 선하다.

아빠다리를 하는 것이 꼭 예의에 어긋난 보였던 그런 시절


지금은 무릎 안 좋아진다고 그렇게 하지도 않지만, 그리고 모두 소파나 식탁 의자가 많이 생겨서

좌식은 많이 없어진 것도 한몫하지 않나 싶다.


그렇게 그 시절엔 TV를 통해 보는 그 모든 것들이 약간의 선망의 대상이자 해보고 싶은, 혹은 가보고 싶은, 또는 먹어보고 싶은 것들이었덧 같다. 그중에 놀이동산

그 놀이동산이 막 생기기 시작했을 때일까. TV조차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던 시점이었고

기억 속엔 몇 시 이후로 사이렌이 울리면서 통금 이란 것도 잠시 있었던 그 시절.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굉장히 세월이 흘로 나이가 많은 것 같지만, 물론 적지 않은 나이지만 말이다.


여하튼, 사진을 정리하다 만난 

UAE(아랍에미레이트) 비전트립으로 갔을 때 숙소 근처에 작은 놀이동산이 있었다. 아니 컸었나? 관람차가 있을 정도면 작은 규모는 아닐 수도 있는데 밤이어서 전체적인 놀이동산을 볼 수 없었어서 가늠할 수는 없다.

크지 않지만 작지 않았던 알록달록 했던 관람차.


그때도 타지 못했지만, 관람차를 타본 것은 지금의 남편과 연예할 때였다. 

나란히 비슷한 신발을 신고 사진을 찍었던 그 순간들이 떠오른다. 

막상 타보니 딱히 새로운 것은 없었지만 타지 못했던 , 가보지 못했던, 먹어보지 못했던 것들에 대한 꿈

그건 어쩌면 지금의 현실을 조금이나마 탈피하고 싶은 마음이 담겨 있는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관람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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