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하나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 것이.
언제인가부터 정리를 잘 못하게 되었다.
누구는 게을러서 그렇다고, 그냥 안 하고 미뤄서 그런 거 아니냐고 틀린 말도 아니지만
머릿속 한쪽에는 정리해야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오늘은 그래 정리를 하자, 쓰레기를 버리려고 나간다.
쓰레기를 버리러 나가는 길에 눈에 거슬리는 뭔가가 나타났다. 저거 얼른 치우자,
쓰레기는 다시 덩그러니 그 자리에 있고, 다른 것을 한다.
다른 것을 하다가 쓰레기를 발견하고는 다시 쓰레기를 버리러 간다.
혹은 아침마다 차키는 왜 매번 찾느라고 늦는 것인지, 어제 맨 가방 안에 있어야 하는데
없을 때는 정말 황당, 아이들 학교에 데려다줘야 하는데 지각하기 전에 도착하기가 일쑤,
컴퓨터를 켠다.
오늘은 꼭 블로그를 마무리해야지, 띠링, 알람이 온다.
주문이 들어왔나 어떤 알람인지 확인을 한다. 그러다가 인스타그램의 알람인지 또 확인을 하려다가 인스타그램을 하고, 아 영상편집 해서 올려야지 하다가 또 영상편집을 한다.
그러다가 결국 블로그는 쓰지 못했고 영상편집을 그래도 했으면 다행이지만, 편집하다가 잠시 딴 걸 하기도 한다. 편집시간을 또 늘어나고 늘어나고 늘어나고, 그래도 결국 마무리는 하지만.
영상편집을 한 것을 인스타그램에도 올리고, 유튜브에도 틱톡에도 올린다.
올렸으니까 다른 글에 좋아요도 누르고 댓글도 몇 개 달아야지 하다가 시간이 또 금방 가버린다.
이상하다. 시간이 없는 게 아닌데 왜.
블로그도 마무리 못 한 적이 많아 시간에 쫓기듯 하는 걸까.
집중력이 없다고 산만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최근에 사고도 냈고.
며칠 전 남편과 통화를 하다가
"왜 내가 당신이 운전할 때 앞에 안 타는 줄 알아? 산만해서, "
내가 산만한가? 그렇다는 생각 해본 적이 없는데,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블로그 하나 다 쓰고 다른 일을 하면 되는데, 쓰다가 갑자기 메일확인, 갑자기 sns , 갑자기 문자,
다 마무리를 채 하지 못하고 다른 것들을 하다 보니, 어느 것 하다 제대로 마무리하지 못하고
그다음 날로 넘어간 적이 정말 너무나 많게 되었다.
친한 동생이 "언니 언니도 병원 가봐, 나도 정리 정말 못했잖아, 그런데 병원 다녀오고 약 도 먹고 하니까 지금은 좋아졌어" 라며
정리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물론 하기 싫은 마음도 늘 공존하지만,
그래도 해야 하니까 , 그것보다 자꾸만 실수, 잊어버림, 늦어짐, 게을러짐, 미룸 이런 것들이
늘어가는 것 같아서 검사를 받아보긴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명절이 지나고 병원에 가봐야겠다.
혹시, 저처럼 그래서 성인 adhd 진단받으셨거나 병원 다니시는 분이 계실까요?
#글로성장연구소 #별별챌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