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 소년의 음악취향
언젠가부터 듣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서 하나둘 추가를 하기 시작했다.
제목이 그만 만날까?
"응? 너 누구 만나? 만나는 사람 있어? "라고 바로 물어보는 K 엄마
"아니~ 멜로디가, 가사가 좋아서" 라고 대답하는 사춘기소년
학교에 한 반밖에 없는 데다가 5명 중 아들만 남자고 4명이 여자인데, 누굴 만나나? 불연 든 그런 생각에.
대뜸 한다는 말에 만나는 사람이 있냐니, 지금생각해 보면 피식 웃음이 나지만 그 순간은 그랬다.
중학교 1학년 14살의 사춘기 소년.
이제 음악 듣는 감성이 어른들과 비슷해지고 있다.
내가 들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멜로디와 가사들이다.
도규,
요즘 이 사람의 노래에 푹 빠져있는 사춘기 소년.
하도 들어서 내 입에서도 저절로 나올 지경이지만, '아, 이렇게 커가고 있구나, 이제 마냥 어린아이가 아니네' 하는 아쉬움도 함께 나온다.
나보다 키도 크고, 목소리도 이젠 굵어진 목소리에다가 힘도 제법.
가끔 내가 화를 내면
엄마가 화내시는 이유가 엄마 뜻대로 안돼서 그러는 거냐며
그러면 나는 또 발끈한다. 아니 틀린 말이 아니라서 더 그런 걸까. 아들한테 그런 말을 들어서?
"사람은 누구나 자기뜻대로 안되면 화가 나"
맞는 말 같으면서도 억지스러운 말인가, 그땐 또 그렇게 이야기를 했던 거 같다.
어떤 때는 엄마 갱년기 아니냐며 막말을 던지기도 하는 사춘기 소년과의 시절이
짧아질 수도 길어질 수도 있지만,
부디 돌아보면 피식하고 웃음이 나는 그런 작은 에피소드들만 있기를 바라본다.
어젠 급히 여권사진을 찍게 되었는데
유난히 잘생겨 보이는 아들을 보며, 너무 빨리 큰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품에 자식.이라고
무턱대고 화내지 말고 잘해줘야지 하고 다시 다짐해 본다.
근데,
진짜 누굴 만났던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