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알바를 해보았다.

이제 뭘해야하지 고민을 하다가

by 푸른산책

여기저기 이력서를 내고 있었다.

이제 그만 가게 관련 마케팅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며, 실질적인 수입이 들어오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에

솔직히 화가 났던 것도 사실이다.

정말,하지 말라니?

마케팅을 더 잘하고 싶은 마음에, 계속 공부도 했었는데,

실질적으로 가게를 운영하면서 홍보 덕분인지 아닌지 정확한 통계를 찾기도 어렵고,

잘 모르겠다는 말에 정말 서운했다.


나도 일한 거다.

심지어 월급도 받아본 적이 없는데,

그럼에도 열심히 잘 해보고 싶어서, 결과를 내보고 싶어서 계속 공부했다.

당근에, 플레이스에, 인스타그램에.. 덕분에 블로그도 제법 쓸수 있게되었고,

캡컷을 통해 영상편집도 하게 되었지만,

결국 그렇게 한다고 해서 실질적인 수입이 증가했느냐 라는 질문에

'그렇다!' 라고 말할 수 없었다.


신규고객이 늘고, 어떤 특정 제품을 바로 사가는 사람이 있다는건

뭔가를 보고 왔다는 건데, 입소문을 듣고 왔을수도 있고.

속성함과 서운함, 화남 등 여러 감정이 뒤섞인 말들이 오고 갔다.

감정적인 대처를 하는 나와는 달리, 현실을 보고 이야기를 하라는 말.

화만 낼 것이 아니라, 내 입장도 생각해달라는 말.


문제는, 내가 돈을 전혀 모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조금씩 모았다가 또 쓰고, 그랬었는데.

이번 달 생활비는 얼마가 남았는지, 여태 얼마를 모았는지.

이런이야기를 왜 한적이 없냐는 질문.

몇 만 원 모았다고 말하기보다 더 크게 모아서 보여주고 싶었던 마음도 있었는데..

결론적으론 증거. 결과물을 내보이지 못했다.

그러니. 이제 더이상은 안되겠다며, 돈을 벌고 모아보라고 한다.


그래서 쿠팡 야간조를 다녀왔다.

와. 택배지옥이 이런 것이구나.

사람들은 정말 별걸 다 주문하는구나.

이렇게 무거웠던가?

나는 이제 택배주문 못하겠다, 하지 말아야겠다...

여러 생각이 들면서, 온몬이 땀으로 젖었다. 머리카락에서조차 땀이 뚝뚝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새벽 1시30분부터 9시까지. 중간에 30분 휴식시간.

발을 다칠수 있으니 안전화를 신으라는 말(이 말은 못들었었는데)

다행히 여러사람들이 쓰고 소독해놓는 안전화가 있기에 신고 했었다.

딱딱하고 무거운 안전화.

어디에 부딪혔는지 발목부분이 불편해지더니 아파오기 시작했고, 일하는 내내 빨리 걸을수가 없었다.

그렇게 7시간을 일하며 느낀건, 남편에 대한 생각이었다.


때론 새벽 2시반에 나가서 24시간 일하기도 하고,

보통 5시쯤 나가서 돼지작업을 하고, 판매준비를 하고, 가끔 소시지, 햄도 만들고,

족발도 삶고, 사골국물도 우리고, 정말 밥먹을때 화장실 갈때 빼고는 앉아있는 시간이 없다는 그 말이.

새벽 일, 고작 7시간을 서서 일하면서 나는 남편의 입장에서 제대로 생각해본적이 있나.

이 사람은 정말 힘들었겠구나, 아파도 쉬고싶어도 출근하는 그 마음을.


AI 공부하러 간다고, 홍보관련 사람들 만나러 간다고 하는 나를 보며

나도 그렇게 일하고 싶다고 했던 남편의 말이 떠올랐다.


그래서 나는 내일 쿠팡으로 다시 출근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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