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의 미학
학창시절 라떼는~
펜팔이 한참 유행이었었다.
특히 외국 친구와 편지를 주고받는걸 보고 있노라면!
다른나라에서 오는 편지 봉투만으로도 멋있어 보이던 때였다.
타지에 있는 친구와도 펜팔을 할 수 있었는데,
어떤 경로로 친구를 알게 되었는지는 이제 잘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의 인터넷이 막 들어오던 시절,
전화선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하곤 했다.
파란 화면에 떠 있던 천리안, 나우누리 같은 프로그램들.
접속을 시도하면 집 전화가 안 되었고,
전화가 오면 인터넷이 끊기던 시절이었다.
그렇게 온라인 시대가 열리면서
영화 "접속" 이 큰 인기를 끌었다.
pc통신 채팅 이라는것에 약간의 환상이 있던 때이기도 했다.
좋은사람들을 만나
좋은 친구를 사귀거나,
이성과 연결될 수 있을 거 같은 기대.
이성이 아니여도 마음이 맞는 친구를 만나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행복했다.
삐삐도 막 생기던 그때,
지금처럼 실시간 톡으로 주고받는 시대가 아니었다.
편지를 보내고 나서
'잘 도착했을까?' '답장은 올까?' 기다리던 그 순간
편지를 받는 순간도 기쁘지만,
'답장이 올거야' 생각하며 기다리는 그 시간아
어쩌면 더 설레던 때였다.
물론, 답장이 오지 않았을 때의 실망감도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친하게 지내던 친구에게서 편지가 오고,
마음에 담아 두었던 이성친구에게
편지와 함께 종이학을 접어 보내고,
사진도 주고받았었던 그 시절.
나는 그때를 '느림의 미학,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부르고 싶다.
지금은 너무 빨라진 시대다.
어쩌면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기다림의 느린 편지가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때로는
조금은 늦게 알아도 괜찮고,
아니,아예 몰라도 괜찮은 소식들까지
너무 빨리, 너무 많이 들어오는 시대가 되어 버렸으니까.
나의 의도와 상관없는 이야기들이
쉴 새 없이 떠다니는 세상 속에서,
소식이 오기를 오매불망 기다리며
저 멀리서 우체부의 발걸음 소리만 들어도
문 밖으로 뛰쳐나가고 싶었던 그 시간을
다시 한 번 가져볼 수 있다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마침내.
기다렸던 그 소식을
마주할 때의 기쁨을 온전히 만끽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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