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내게서, 나는 네게서

눈비신 벚꽃

by 푸른산책

사진을 찍는걸 좋아하던 때가 있었다.

한동안은 어디를 가든 카메라를 들고 나녔다.

지금은 휴대폰 카메라 화질도 좋고 기능도 좋아져 굳이 챙겨 들고 다니지 않지만,

결과물을 놓고 보면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 훨씬 더 마음이 간다.


삼일공원벚꽃.jpg

그 중에서도 내가 참 좋아하는 벚꽃 사진이다.

청주 삼일공원에서 청주대학교로 이어지는 길은, 벚꽃터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봄이면 드라이브 하는 차들, 산책하는 사람들, 데이트를 즐기는 연인들로 늘 붐빈다.


아마 코로나 때였던 것 같다.

아이들과 드라이브를 하다 잠시 들러 주차를 하고 카메라를 들었다.

이날은 햇살이 유난히 좋았고, 마침 차도 드문드문 지나갔다.

나는 차가 지나가기를 한참 기다렸다가, 비어 있는 도로와 벚꽃길을 담았다.

찍고 나서도 오랫동안 들여다보게 될 만큼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이었다.



연한 핑크빛의 꽃잎들은 마치 작은 팝콘처럼 몽글몽글 피어 있었다.

길 위로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드리워져,

그 아래를 걷기만 해도 봄 한가운데에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이곳에서 꽃잎들이 바람을 타고 흩날릴 때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모른다.


무심천벚꽃.jpg

차가 지나갈때마다 벚꽃잎이 일제히 흔들리며 흩날린다.

그 모습이 마치

잘지내서 고맙다고,

우리 또 좋은 모습으로 다시 만나자고,

그렇게

인사를 하는것 같았다.


나는 한참 동안그 길 위에 서 있었다.

눈으로도, 카메라 렌즈로도, 이 순간을 오래 붙잡아 두고 싶었다.

그래서 사진을 찍어두고,

계속 꺼내 바라보고 싶었다.


꽃을 보며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좋은 시간.

벚꽃을 바라보는 너는 내게서, 그 순간을 남기려는 나는 내게서,

그렇게 우리는 잠시 같은 봄빛 아래 서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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