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푸른산책 Oct 27. 2023

신경치료의 시작

치료엔 아픔이 따른다.

어릴 적 단것을 어지간히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양치질을 잘하지 못했던 걸까,

그것도 아니면 치아 자체가 충치에 걸리기 쉬웠던 것일까,

어찌 되었던 새로 이가 나기까지 이를 씌우고, 때우고 했던 기억이 난다.

치과에 가면 1,2,3번 차례로 치과의자에 앉았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그때 그렇게 때웠던 이가 많았는데, 최근 들어 어금니 주변에 충치가 생겼다. 아프지 않아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스케일링을 하면서 충치를 발견하고, 꽤 깊이 있다는 말에 아무래도 아말감을 채워놓았던 것을 긁어내고 신경치료를 해야 할 수도 있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치과,

제일 무서운 병원 같다.

그저 검진만 할 때도 행여나 충치가 생기지는 않았을까, 예전에 잇몸치료를 한 적이 있었는데

또 잇몸치료를 하게 되면 어쩌지 하면서 이런저런 걱정들을 하게 되는 곳이다.





사진을 찍어보고는 신경가까이까지 충치가 진행되었기에 신경치료를 하고, 이는 씌워야 할 것 같다고 하셨다.

하, 어렴풋이 나는 기억으로는 마취주사가 많이 아팠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아팠다. 정말, 따끔따끔하더니 이내 쑤욱, 뼈를 뚫을 기세로 세게 박는 것 같은 느낌. 

마취가 되면서 입술과 혀는 내 것인데 내 것이 아닌 기분이 들 때쯤, 아말감을 제거하고 신경치료가 시작되었다.

마취했는데 중간중간에 통증이 느껴져서 다시 마취하고 다시 시작

신경치료를 하고 시차를 두고 소독을 하고, 오늘 3번째로 소독을 하면서 마무리가 되는 거였는데

이는 아프지 않은데 주변근육들이 놀랐는지 하루종일 바늘로 귀를 찌르는 통증에, 침을 삼킬 때도 통증이 이어져 힘든 하루를 보냈다.


악관절이 있었기에 아무래도 좀 무리가 되었던 모양이다. 그리고 긴장한 것도 한몫!


신경치료를 하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마음도 이렇게 기한을 두고 1차, 2차, 3차, 자 이제 마무리합니다. 다 치료되었습니다. 하고

기한이 정해져서 치료가 되면 얼마나 좋을까,


마음치료는 참 기약이 없다.

회복탄력성이라고 하던가, 마음치료는 스스로의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금 일어나는 그 시간이 사람마다 다르니까, 신경치료도 컨디션에 따라서 조절을 해야 하듯이 무턱 때고 치과 스케줄에 따라서 했다가는 덧나거나 아픔이 오래가니까.

마음치료는 더 그렇지 않을까 싶다.




봄에 피는 꽃, 여름에 피는 꽃, 가을, 겨울에 피는 꽃이 다르듯이 우리 각자의 꽃이 피는 시기도 다르다.

마음이 회복이 되고 치료가 되는 시기도 각자가 다를 것이다. 

가끔은 그 회복이 되는 시간이 조금은 빨라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욕심일까,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 미움의 씨앗이 톡 불거져 나와서 마음이 불편하다. 왜 자꾸 눈에 걸리는 것인지,


누구나에게 마음에 들 수도 없고, 

누구나를 마음에 좋게 둘 수 없다. 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하고 싶었었던 나의 욕심의 씨앗을 바라본다.

이 욕심의 씨앗은 이제 말려야겠다. 땅속에 두면 자랄지도 모르니까 밖에 꺼내놓고 좋은 햇볕에 쫘악 잘 말려야겠다. 다시는 욕심의 씨앗이 자라지 못하게, 마음의 치료가 잘 될 수 있도록.


이제 이를 씌워야 할 일이 남았다. 치료에는 아픔이 없을 수는 없으니까,

그 아픔을 잘 이겨내고 새롭게 잘 적응이 되기를

나의 이도, 나의 마음도.



#별별챌린지 #글로 성장연구소 #신경치료 #마음치료


작가의 이전글 나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