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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Nov 07. 2023

깍두기를 담갔다.

깍두기같은 삶

이웃님으로부터 작은 무를 두 개 얻었다.

고춧가루도 있었고 마늘은 없길래 사 왔다. 다른 재료 넣을 것 없이

마늘을 갈고, 집에 있는 배즙을 넣고, 고춧가루, 설탕, 액젓을 넣고 같이 섞었다.


보통 배추나 무도 소금이 사 짝 절이고는 하는데, 예전에 본 깍두기 레시피 중에

셰이크 깍두기라는 것이 있었다. 소금에 절이지 않고 무를 깍둑설기를 하고 모든 재료를 넣은 다음에

흔들어서 하루 두었다가 익으면 먹는 깍두기!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여서 고춧가루를 조금만 넣어

붉은색만 내게 해서 만들었던 깍두기는 아이들에게 취향저격이었다.


그때가 생각이 나서 이번에도 초간단 깍두기를 담아보았다.

소금에 절이지 않고, 무를 깍둑 설고 양념장을 넣고 버무렸다. 색이 맛있어 보이지는 않는 색인데

그래도 왠지 감칠맛이 나보이는 색이어서 괜스레 기대가 된다.

맛있게 익기를 바라면서 거실에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동생들이 있는 카톡방에 전송!

일단 색은 합격인가 보다. 요리사인 둘째가 오! 잘했네라고 칭찬을 해주니 괜히 또 뿌듯한 오늘.


요리를 열심히 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끔씩 해보면 또 신나기도 한다.

그것이 오래가지 않아서 그렇기도 하고, 요즘은 밀키트도 워낙 잘 나와있어서 효율적이니 측면에서 사다 먹는 것이 낫다며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소금에 절이거나 절이지 않거나, 그러면 또 어떤가. 맛있으면 되지 않은가.

내게도 때대로 소금과, 설탕, 고춧가루 같은 양념들이 제때에 부어져 맛있게 익어가는

인생이 되기를 바라본다. 덜 익었으면 또 어떨까. 시간이 지나면 맛있어질 테니. 

익어가는 기쁨, 맛있어질 것을 기대하는  기쁨 또한 알아가는 맛을 느끼는 삶이 되기를 바라며.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깍두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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