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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산책 Nov 21. 2023

누가 더 행복할까

동생을 안고 있는 언니일까, 안겨있는 동생일까

티베트의 아이들 사진 중 내가 좋아하는 사진 중 하나.


이젠 어디였는지조차 기억이 가물가물 하지만, 신두치아오 근처였던 것 같다.

마을에 도착해서 무작정 걸어가며 사람들을 만나고, 아이들을 만나면 풍선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또 노래도 불러주고 그랬었다.


언제나 사진기와 함께였기에, 기록담당을 자처하며 무조건 다 사진을 찍었다.

아이들 사진을 많이 찍었는데, 이 사진은 행복이라는 제목을 지었었다.

동생을 안고 있는 언니와 안겨있는 동생, 누가 더 행복할까

어쩌면 둘 다 그때는 행복임을 몰랐을 수도 있을 것이다.

동생을 안고 있는다는 것은 잠시는 기쁠 수 있겠으나 오래는 하지 못했을 것이고,

동생은 아직 잘 모를 나이니까, 아니 알아도 표현을 잘 못할 나이니까.


이 사진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행복"이라는 것 자체가 그 당시는 알지 못하고 

지나고 나서야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많이 모르나?


어떤 인터뷰를 보다가.

"꼭 행복해지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나요? "라고 말했던 개그우먼의 말이 생각난다.

무엇이 행복인지도 모른 체 그 행복하기 위해 계속 시간을 쓰고 돈을 쓰고, 혹은 모으고. 


행복이란 파랑새를 찾아 떠났다가 결국은 찾지 못해 돌아왔는데 아주 가까운 곳에 있었다는 그 이야기와 다르지 않은 것 같다. 나의 지금 이 순간.

이렇게 글을 쓸 수 있는 이 시간이 있고, 노트북이 있고, 타자를 칠 수 있는 건강한 손가락과 생각할 수 있는 힘이 있고, 어쩌면 행복이란 감사를 하면 할 수 록 더불어 늘어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이와 눈을 마주쳤을 때, 방긋 웃는 아이를 볼 때가 행복이고,

사탕 하나에 연필 하나에 그저 기쁨에 감사를 느끼는 것도 행복이다.


다시 또 사진기 들고 나가고 싶은 오늘의 나도 행복하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비전트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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