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다시 8번째 나라, 2번째 도시
파리에 있는 동안에 가보고 싶은 박물관과 미술관을 저렴하게 이용하기 위해서 뮤지엄 패스 2일권을 구매하기로 했다.
블로그에서 아무 박물관에서 구매가 가능하다고 해서 우리 숙소에서 가까운, 사요궁 옆 인류박물관 안내 데스크에서 뮤지엄 패스 2일권을 구매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직원이 인류박물관에서는 뮤지엄 패스를 구매할 수 없고, 우리가 패스를 구매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다른 박물관을 지도까지 가져와 위치를 표시하면서 오픈 시간을 상세히 설명해 줬다.
사실 프랑스, 특히 파리에서는 자국어에 대한 자부심이 커서 프랑스어가 아닌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면 영어를 할 수 있는 사람도 못 알아듣는 척 의사소통을 불편하게 만들고 사람들도 불친절하다는 후기를 여행 전에 많이 접해서 조금 걱정을 했는데 안내 데스크에서 만난 직원이 친절을 베풀어주니 역시 내가 겪어보기 전에 편견과 선입견을 갖지 말아야겠다는 생각과, 여행지에 대한 호감도를 결정하는 건 결국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뮤지엄 패스 2일권의 첫 개시는 베르사유의 궁전에서 했다.
"베르사유의 장미"라는 애니메이션으로 처음 베르사유의 궁전을 알게 된 이후로 프랑스 파리에 오면 이곳에 꼭 와보고 싶었는데 매일같이 비가 오던 날 중 유일하게 맑았던 날 우리는 이곳에 왔다.
우리가 12월에 여행을 했고 계속 날이 흐려서 정원까지는 큰 매력을 못 느낀 데다가 뮤지엄 패스로 가고픈 박물관/미술관이 진짜 많은데 2일권이라 시간 분배를 잘해서 패스를 최대한 잘 사용해야 했기 때문에 궁전 내부만 가기로 했다.
입구에 줄이 꽤 길어 보여서 걱정했는데 뮤지엄 패스로 입장하는 출입문이 따로 있어서 오래 기다리지 않고 들어갈 수 있었다.
궁전에 들어가자마자 그 화려함과, 애니메이션을 통해서 너무나 익숙한 역사 속 인물의 방들을 둘러보며 내가 그 장소에 있다는 사실이 신기하고 입에서는 자동으로 만화 OST가 흘러나왔다.
바람 한 점 없어도 향기로운 꽃~
가시 돋쳐 피어나도 아름다운 꽃~
궁전을 돌아다니는 동안 수시로 흥얼거린 덕분에 처음엔 재밌어하던 남편도 나중에는 못 들은 척 자신만의 시간을 가졌다. :)
베르사유 궁전을 나와서 오르세 미술관에 들렀다.
오르세 미술관은 기차역을 개조해서 만들었는데 대형 시계와 둥근 천장 덕분에 건물의 외관부터 아름다웠다.
안에는 밀레의 <이삭 줍기>, 모네의 <양산 쓴 여인>, 고흐의 <자화상>과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처럼 미술에 문외한인 나도 잘 아는 대중적인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어서 작품을 찾아가는 재미가 있었고, 기차역처럼 층고가 높은 공간에 벤치처럼 앉을 수 있는 공간이 많아 힘들지 않았다.
대형 시계의 투명한 유리 공간을 통해서 미술관 안에서 센강 건너편 건물들을 바라보는 풍경도 좋아 왜 오르세 미술관이 루브르박물관 못지않게 파리에서 꼭 가야 하는 곳으로 꼽히는지 알 수 있었다.
오르세 미술관 갔다가 오랑주리 미술관도 들리려 했는데 오랑주리 미술관은 문을 닫아서 갈 수 없었다.
그곳의 메인 작품인 모네의 <수련>을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었는데 다음날엔 루브르 박물관을 포함한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다른 미술관을 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미술관의 영업일도 제대로 확인을 못한 게 아쉬웠다.
아쉬운 대로 개선문을 가기 위해서 샹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이곳에서도 우리 입에서는 자동으로 노래가 흘러나왔다.
오~ 샹젤리제~
오~ 샹젤리제~
나나나~ 나나나~~
그리고 이렇게 노래를 하며 다시 좋아진 기분으로 역시나 뮤지엄 패스를 사용할 수 있는 개선문에 올랐다.
개선문에 올라 바라본 샹젤리제 거리의 야경이 아름다웠고, 올라간 지 얼마 안 돼서 정시가 되면서 반짝거리는 에펠탑은 화려함이 더해져서 더 아름다웠다.
왜 파리가 낭만의 도시라고 하는지 야경을 보면서 체감할 수 있었다.
에펠탑 야경을 보고 숙소로 돌아가면서 메트로 2시간 환승을 활용해서 루브르 박물관 피라미드 앞의 야경까지 알차게 구경하며 뮤지엄 패스와 함께한 첫째 날이 마무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