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대륙, 10번째 나라, 1(2)번째 도시
리스본에서 다음 여행지까지는 다시 야간버스를 타고 이동할 거라 셋째 날 여행할 시간이 더 있음에도 둘째 날 리스본 관광지를 바쁘게 돌아다닌 이유는 바로 기차를 타고 근교인 호카곶(Cabo da Roca)을 가기 위해서였다.
리스본에서 호카곶까지는 리스본 가까운 기차역에서 수시로 오는 신트라역행 기차를 타고 신트라역에서 마을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리스본에서 아침을 먹고 기차를 타고 신트라역에 도착하니, 역 앞에 호카곶으로 가는 버스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버스 시간을 기차 도착시간에 맞췄는지 시간이 잘 맞아 거의 바로 버스를 타고 호카곶으로 올라갔다.
호카곶에는 십자가 탑이 하나 세워져 있는데 그 탑의 비석에는 포르투갈 시인 카몽이스의 글을 인용해서 유럽 대륙의 끝이라는 것을 표시하고 있다.
CABO DA ROCA
AQUI...
ONDE A TERRA SE ACABA
E O MAR COMEÇA
(CAMÕES)
여기...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카몽이스)
PONTA MAIS OCIDENTAL DO
CONTINENTE EUROPEU
(Câmara Municipal de Sintra)
유럽 대륙의 가장 서쪽 끝 지점
(신트라 시청)
1979
옛날 유럽 사람들은 유럽이 세상의 중심이라 생각해서 호카곶이 세상의 끝이라고 알고 있었다는데 비석은 1979년에 설치되다 보니 유럽 대륙의 끝이라고 제대로 표시가 되어있다.
우간다의 적도(우간다, 치시굴라 4편)처럼 상징적인 의미 하나만으로 가게 되는 여행지는 다른 볼거리가 없을 때가 많은데 이곳은 세상의 끝이라는 상징적인 의미 외에도 광활한 자연경관 자체가 볼거리가 되어줬다.
땅의 가장 끝 바위에 서서 끝없이 펼쳐진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아름다움을 느낌과 동시에 하나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했다.
버스 시간 때문에 일몰까지 보고 오진 못했지만 앞에 시야가 막히는 게 하나도 없는 바다 위에 해가 지는 풍경이 얼마나 멋졌을지 생각하면 아쉬움이 남는다.
깎아진 절벽에 위치한 빨간 등대도 호카곶의 볼거리 중 하나이다.
현재까지도 등대의 역할을 하고 있는 포르투갈 최초의 등대라는데 우리가 호카곶에 간 날 날씨가 좋아서 파란색 하늘과 빨간색 지붕이 대비되니 한 폭의 그림 같았다.
그냥 바라보고만 떠나기가 아쉬워 십자가탑에서 빨간 등대 방향으로 이어진 길을 따라 잠시 가벼운 산책을 했다.
호카곶으로의 기분 좋은 당일치기 여행을 마친 후 우리는 다시 리스본으로 돌아왔다.
다음 여행지인 스페인의 수도 마드리드를 가는 야간 버스까지는 시간 여유가 있어서 숙소에 맡겨뒀던 짐을 찾으러 가기 전에 이른 저녁을 먹기로 했다.
포르투갈의 대표 음식인 해산물 마리스코(일명 해물밥)와 뽈뽀(문어요리)를 먹으려고 우리가 마지막 날 먹자며 눈여겨봤던 식당을 갔는데 그곳뿐 아니라 주변의 식당이 브레이크 타임이라 문을 닫았고 브레이크 타임이 끝난 시간을 기다리기엔 우리의 이동시간과 맞지 않았다.
결국 우리의 저녁은 리스본 시내에 브레이크 타임 없이 운영하는 버거킹이 되었고, 못 먹어본 음식은 나중에 우리가 다시 포르투갈을 찾을 이유가 될 거라고 서로를 위로했다.
약간의 아쉬움 하나를 지니고 리스본의 야경을 한 번 더 눈에 담은 후 스페인 마드리드를 향해 이동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