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리스본 1

유럽대륙, 10번째 나라, 1번째 도시

by 해피썬

스페인 세비야에서 야간 버스를 타고 포르투갈의 수도인 리스본에 도착했다.

에어비앤비 숙소를 찾아서 올라가는 길에서 볼 수 있는 건물의 타일에서 우리가 포르투갈에 왔음이 실감이 났다.

어떤 벽의 타일은 서로 통일성도 없는 거 같고 색도 가지각색인 거 같은데 왜 예뻐 보이는 걸까?


야간버스를 타고 아침 일찍 도착했기 때문에 숙소에 짐을 맡기고 숙소 주인에게 주변에 아침을 먹을 만한 곳이 있는지 물어봤더니 집 근처에 본인이 종종 간다는 카페안젤라노(Cafe Angolano)를 알려줬다.

우리도 현지인들처럼 아침을 먹어보자는 기대감으로 갔는데 손님들이 대부분 머리가 하얀 포르투갈 노인분들이었고 신문을 읽거나 담소를 나누면서 아침 식사를 하고 계셨다.

그분들이 시킨 메뉴를 눈여겨보니 토스트와 커피를 드시고 있길래 우리도 같은 메뉴를 시켰다. 두툼한 빵 사이에 햄과 치즈를 넣어 그릴에 눌러 구운 토스트는 색다른 재료가 들어가지 않았음에도 담백하면서 동시에 적당히 짭짤한 맛이 나서 맛있었고, 야간 버스를 타고 와서 지쳐있고 허기져있던 우리는 순식간에 흡입했다.

카페에 있던 유일한 동양인이어서 안 그래도 손님들이 우리를 한 번씩 쳐다보곤 했는데 토스트까지 맛있게 먹으니 본인의 단골집을 더 홍보하고 싶었는지 할아버지 한 분은 이 카페가 리스본에서 가장 맛있는 아침을 먹을 수 있는 곳이라며 가게 주인보다 더 자랑스러운 표정으로 말씀하셨다.


푸짐한 양의 토스트 2개와 음료 2개를 먹었는데 금액이 6유로밖에 되지 않아 다른 서유럽 국가들에 비해서 착한 물가의 포르투갈이 반갑고 좋아졌다.

그래서 리스본에 있는 동안에는 카페 안젤라노를 매일 아침 찾아 우리의 단골집을 만들고 여러 메뉴들을 다 먹어보자고 남편이랑 신나게 얘기했다.



얼추 체크인 시간이 돼서 짐도 풀고 여독을 풀 겸 숙소로 갔는데 숙소 아저씨가 사용 안 한 메트로 1회 권이 있다며 웰컴 선물이라고 주셨다.

사실 머무는 동안에는 우리가 숙소에서 저녁을 먹을 때 옆에서 음악을 틀고 와인을 마시다가 갑자기 나한테 같이 춤을 추자며, 허락도 하기 전에 내 손을 잡고 오른쪽 왼쪽 스텝을 밟아 과하게 사교적인 분인가 싶다가도, 우리 부부의 사적인 이야기를 너무 알고 싶어 해서 이상한 분인가 싶기도 해서 좀 불편했다.

그런데 나중에 지나고 보니 이분이 특이한 분이든 우리랑 달리 과하게 사교적인 분이든 우리에게 리스본에 대한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려 한 친절한 분인 건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우리의 성향과 맞지 않는 방식의 친분 표현은 정중하지만 제대로 거절을 해야 우리도 마음이 불편하지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했다.



유럽에서는 90일 안에 가보고 싶었던 나라와 도시들을 욕심내서 여행지로 넣었더니 한 도시에서 대부분 2박 3일 정도의 일정으로 머물렀다.

포르투갈 리스본 역시 마찬가지라 숙소 아저씨가 준 교통권을 이용해서 바로 시내 관광지 쪽으로 이동했다.


유럽의 모든 여행지는 광장에서 시작하라는 말이 있듯이 리스본 시내 중심부에도 리스본에서 가장 큰 코메르시우 광장이 있어 그곳을 먼저 향했다.

도착한 날이 일요일이어서 그런지 시내 중심에 관광객뿐 아니라 현지인들도 많았고, 오고 가는 사람이 많아서인지 거리에는 목각 마리오네트 인형으로 공연을 하는 사람도 있었다.

이런 마리오네트 인형 공연은 처음이라 잠시 멈춰 흥미를 갖고 구경하다가 다시 그 주변 골목을 구석구석 구경했다.

짧은 일정이니 관광객 모드로 주요 여행지 위주로 다녔어야 했는데 첫날엔 발길 닿는 대로 돌아다니다 보니 해가 짧은 겨울, 골목 구경만 했을 뿐인데도 벌써 어두워져서 우연히 발견한 큰 아시아 마켓에서 저녁거리만 사서 숙소로 돌아왔다.


남편과 다음날엔 아침부터 부지런하게 다니면서 리스본에 오면 가봐야 할 곳들을 한 곳씩 클리어하자는 약속을 하고 야간 버스를 타고 온 여독도 풀 겸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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