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세비야 1

유럽대륙, 9번째 나라, 3번째 도시

by 해피썬

스페인 세비야는 볼거리가 많은 도시라 도착하자마자 숙소에 짐만 두고 바로 메인 관광지 쪽으로 이동했다.

도시 분위기를 먼저 파악하고 싶어서 유명 관광지로 바로 가는 큰길 대신 샛길로 난 골목길을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며 구석구석을 걸어 다녔다.

그렇게 돌아다니다 스페인에 오면 꼭 먹어야 하는 것 중 하나인 추러스를 파는 가게를 발견했는데 밖에는 잘 튀긴 추러스가 쌓여있고, 안에는 현지인 손님으로 꽉 찬 것이 동네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도 스페인에 오면 추러스는 꼭 먹어보자 했는데 마침 맛집으로 보이니 우리도 망설이지 않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추러스와 초콜릿 라떼를 시켰다.

스페인의 추러스는 우리가 흔히 놀이공원에서 먹는 길고 어두운 빛을 띠는 추러스랑 달리 노랗게 갓 튀겨진 빵 같은 모양이었고, 초코도 디핑소스가 아닌 초콜릿 라떼에 찍어 먹는 거였다.

갓 튀겨진 따뜻한 추러스에 초코를 듬뿍 찍어서 먹으니 맛이 없을 수가 없는 맛이라 원래 단 걸 좋아하는 나에겐 최고의 간식이 되었다.



골목 사이를 걸으며 동네 지리를 대충 파악한 후엔 노을 지는 걸 보기 위해서 벌집 같은 모습으로 유명한 메트로폴 파라솔에 올라갔다.

올드시티의 오래된 건물들 사이에 신식으로 지어진 이 목조건물이 따로 노는 것 같은 모습에 왜 이런 걸 만들었나 싶었고 기대를 크게 안 했는데 입장할 때 하나씩 주는 엽서 한 장에 기분이 좋아지면서 긍정의 눈이 장착됐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고 조형물 자체도 말 그대로 파라솔 위에 올라와 있는 느낌이라 주변을 둘러보면 아무것도 없이 탁 트인 느낌에 속이 시원해졌다.

긍정의 눈이 장착된 걸 감안하더라도 막상 올라가서 바라본 세비야의 풍경이 아름다워 둘이 합쳐 6유로의 입장료를 내고 한 번쯤은 올라가 볼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해지기 전에 올라가서 파랗던 하늘이 메트로폴 파라솔 위를 걷는 동안에 점점 붉은빛으로 물들어가는데 하얀 조형물과 대비되면서 더 아름다운 노을을 감상할 수 있었다. 완전히 해가 진 후 조명이 들어온 조형물이 멋져 좀 더 머물고 싶었지만 탁 트인 만큼 바람을 막아줄 곳이 없어 어두워진 후 낮아진 기온에 바람까지 맞으니 추워져서 눈으로 충분히 담은 풍경을 뒤로하고 밑으로 내려왔다.



세비야에서 머무는 시간이 3일뿐이라 다음날은 바로 세비아 대성당으로 갔다.

바티칸, 영국에 있는 성당에 이어서 유럽에서 3번째로 큰 성당인 이곳은 콜럼버스의 관이 있는 걸로도 유명하다.


죽어도 스페인 땅을 다시 밟지 않겠다.


콜럼버스의 유언에 따라 스페인으로 유골을 가져와 땅에 놓지 않고 스페인 국왕 4명의 조각상이 그의 관을 받치고 있는 모습은 이미 티비에서 여러 차례 봐서 특별하게 다가오진 않았지만 이렇게라도 그의 유골을 스페인으로 가져오고 싶어 했던 스페인 사람들의 마음은 더 느낄 수 있었다.

성당의 제단 정면에 콜럼버스가 신대륙에서 가져온 금으로 만든 성모 마리아의 품에 안긴 예수상은 굉장히 웅장해서 감탄이 절로 나왔다.


오르막을 싫어하는 나지만 여행 중에는 관광지의 입장료에 포함되어 있는 탑이나 전망대가 있으면 일단 올라갔다. 세비야 대성당에서도 이곳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종탑, 히랄다 탑이 통합권에 포함되어 있어서 올라가 보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올라가는 길이 계단이 아닌 경사로로 되어 있어서 계단을 조금 더 힘들어하는 나도 수월하게 올라갈 수 있었고, 올라가는 중간중간 성당의 창 사이로 보이는 세비야의 전경이 이미 멋져서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의 풍경에 대한 기대가 점점 커졌다.

탑의 꼭대기에 올라갔을 때 재밌었던 건 철조망으로 되어 있어서 세비야의 전경을 보기 힘든 다른 곳에 비해서 기둥 옆에 약간 단이 높게 만들어진 곳이 일자로 된 안전장치가 있어서 더 전망을 보기 좋아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다가 자리가 나면 거기 매달리다시피 붙어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모습이었다.

우리도 그 대기에 동참해서 자리가 나자 바로 그곳에 올라 도시 풍경을 바라보았다. 세비야에서 가장 높은 건물에서 바라보는 도시는 메트로폴 파라솔에서 바라봤던 모습보다 더 넓게 멀리까지 보였는데 도시가 참 예쁘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탑답게 4개 정도의 종이 네 면에 모두 걸려있었는데 이 종들이 동시에 울리면 위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의 귀는 멀쩡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종이 울리는 소리가 들리면 더 그곳에 있다는 것이 실감 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탑에서 내려온 후 내부와 외부의 화려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한 번 더 돌아본 후 세비야의 또 다른 랜드마크를 향해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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