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차선을 장식으로 쓰는 사람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8.

by 소년의 초상

주차장은 선이 다 말해준다.
여기까지, 이 안에서.
설명은 충분하다.




그런데 가끔
차가 가운데에 서 있다.
정확히는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왼쪽도 아니고
오른쪽도 아닌 위치.


차선 하나는 부족하고
두 개는 과한데
그 과함이 자연스럽다.
처음부터 그 자리가
자기 자리였던 것처럼.


문을 열 공간이 필요한 건 이해한다.
차를 아끼는 마음도 이해한다.
다만 그 이해가
옆자리를 지우는 이유가 되는지는
잘 모르겠다.


옆 칸에 들어가려다
다시 빠져나온다.
각도를 재보고
한 번 더 확인한다.
애초에 들어올 자리가 아니었다는 걸
늦게 알게 된다.


주차장은 넓은데
쓸 수 있는 자리는 줄어든다.


그 사람은 아마

‘잠깐이면 되니까’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잠깐이 모이면
항상 이런 모양이 된다.


나는 선 안에 맞춰
차를 넣는다.

문을 조금 조심해서 연다.


그게 규칙 이어서라기보다는
다음 사람을 위한 배려다.

난 적어도 그렇게 살고 있다.

월, 금 연재
이전 07화대화창 말끝마다 ... 쓰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