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인 척하는 사람들

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9.

by 소년의 초상

목소리가 한 톤 낮다.
말끝은 항상 부드럽다.
누가 들어도
문제 될 건 없는 문장들이다.




도와주는 장면이 많다.
사람이 있을 때만.


없는 자리에서는
굳이 그 이야기를 꺼내지 않는다.


칭찬을 한다.

직접 말하기보다는
옆 사람에게.
들리면 더 좋고
안 들려도 상관없는 방식으로.


불편한 일은 피한다.
대신 표정으로 정리한다.
미소가 조금 오래 남는다.
설명은 생략된 채로.


문제가 생기면
앞에 나서지 않는다.
누가 그랬는지는 중요하지 않고
누가 정리했는지가 중요해지는 듯하다.


착한 말은 남고
행동은 흐릿해진다.
결과는 늘
누군가의 몫이다.


그 사람은
좋은 사람으로 기억된다.
딱 그 정도로만.


가까이 가면
조금 비어 있는 느낌까지 함께.


나는 그 옆에서
굳이 말하지 않는다.
착한 척을 설명하는 순간
내가 나쁜 쪽이 되니까.


착한 척은
성격이 아니라
기술에 가깝다.


연습하면 늘고
필요 없을 땐 숨길 수 있는.


그래서 더 조용히
거리를 둔다.

월, 금 연재
이전 08화주차선을 장식으로 쓰는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