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화나게 하는 사람들 10.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뒤가 맞는지,
중간에 빠진 건 없는지
확인할 단계다.
그때 나온다.
어쨌거나.
앞의 말은 정리되지 않았고
뒤의 말은 이미 정해져 있다.
과정은 생략되고
결론만 통과한다.
어쨌거나는 편리하다.
설명하지 않아도 되고
책임질 필요도 없다.
말이 길어질 기미가 보이면
깔끔하게 접을 수 있다.
상대의 말은
그 단어 앞에서 멈춘다.
틀렸다는 말은 아니지만
계속할 이유도 없어진다.
그쯤에서 끝내자는 신호다.
대화는 이어지지만
같은 이야기는 아니다.
방향은 이미 바뀌었고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어쨌거나를 자주 쓰는 사람은
대체로 바쁘다.
시간이 없어서라기보다는
기다릴 마음이 없는 쪽에 가깝다.
나는 말을 조금 줄인다.
어차피 중간쯤에서
접힐 걸 알고 나면
굳이 끝까지 펼칠 필요가 없어진다.
대화가 끝나고 나면
무언가 남은 것 같다가도
곧 사라진다.
정리되지 않은 채로
넘어가 버린 느낌만.
어쨌거나는
말을 잇는 표현 같지만
사실은
대화를 정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그 속도에 맞추지 못한 말들은
주절댔던 혼잣말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