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들한테 화내고 나서 씁니다 7.
아이들이 커갈수록 말을 내뱉기가 무서워진다.
예쁜 말이든, 나쁜 말이든 모두 다 흡수를 해버리니, 아예 말을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오늘은 부쩍 부모의 기분과 말투를 빨리 캐치하는 딸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우리 집 세 여자는 층간소음에 예민하지 않지만 나는 조금 예민한 편이다. 남자라 그런지 특히 굵은 소리를 잘 듣는다. 발 뒤꿈치 쿵쿵 소리가 대표적이다. 아내는 날카롭고 데시벨이 높은 소리에 반응한다. 이웃집의 개 짖는 소리나 청소기 돌리는 소리 등에 예민한 편이다.
윗집에는 청소년 남매가 살고 있는데 남자애가 맨날 얼굴은 까맣게 타 가지고 축구만 하고 다닌다. 이 남자애가 거슬려도 인사를 되게 잘하는 편이라서 미워할 수는 없고, 애증의 관계에 있었다.
나와 엘리베이터에서 마주치든 단지 내 놀이터에서 마주치든 항상 "안녕하세요! 우리 아랫집 아저씨야!"라고 친구들에게 말을 한다. 내가 자랑스럽나? 민망하게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함께 살아간 지 3년이 지났을 무렵부터는 괜히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남자애도 그동안 꽤 무거워졌기 때문에 발소리도 더 커졌다. 우당탕 왔다 갔다 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하면 예민모드가 발동돼서 짜증이 났다.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도 내뱉었던 것 같다. '아 짜증 나는 자식, 되게 시끄럽네. 생각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나의 행동을 첫째와 둘째가 따라 하기 시작했다. 평소에는 층간소음에 반응이 없던 아이들이었는데 아빠의 행동 때문에 반응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첫째는 자주 말했다.
"아 오빠 왜 이렇게 시끄럽게 하는 거야. 예의가 없네."
"아빠, 또 돌아다닌다 오빠."
둘째도 말을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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