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든다는 것은, 자신의 주제를 알고, 현실을 깨닫는 것이다. 예전보다 건강이 나빠지고, 인간관계에 지치고, 사회생활은 힘들다. 마냥 장미빛 미래를 꿈꾸기엔 이미 지난 시간의 경험이 허락하지 않는다. 앞으로 지금보다 점점 더 나빠질 것만 남은 것 같다. 우울하고 슬프다. 이렇게 삶이 허무해지는 본캐의 날엔 문화생활로 Input을 한다. 본캐가 회복되어야 내 다른 부캐들도 열심히 살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1. 미술관
지친 일상 속에서 무언가 한줄기 휴식이 필요하다. 너저분한 일상 속에 파묻혀버린 나의 작은꿈과 여유를 마주하고 싶단 의미다. 그다지 미술에 큰 조예가 있는 것도 아니요, 잘 알지도 못하지만 미술관에 가는 것은 왠지 모르게 그런 휴식을 선사한다. 서울은 크고 작은 갤러리들이 많아 마음이 산란한 날에는 불쑥 미술관에 들러 미술 작품을 보고 조용히 산책을 하며 내 마음속을 찬찬히 들여다보곤 한다. 미술작품의 효과는 제법 뛰어난다. 재벌들이 미술품을 소장하는 이유를 알 것 같다.
2. 공연(뮤지컬, 연극, 콘서트)
모든 좋은 것은 보고 즐기고 사랑하고 싶다. 특히 뮤지컬, 연극, 콘서트 등은 더욱 그렇다.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 이러한 문화적인 취미는 자신의 취향과 삶의 관점을 나누며 알아가는 의미있는 일이다. 배우와 함께 울고 웃을 수 있는 공연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심장을 뛰게 하고, 고농도로 농축된 삶의 일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케 한다. 비용이 부담된다면 약간의 수고를 더해 초대권을 신청해 다녀올 수 있다. 티비나 스크린으로 보는 것을 직접 마주보며 듣는 것은 또 다른 감동이다.
3. 독서
평소 신간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책에 집중을 했다면 이런 날은 여행에 관한 책을 빌려본다. 어떠한 준비나 노력없이 독서를 통해 너무나 쉽게 세계 여러 곳을 여행할 수 있다. 나를 대신해 작가가 여러 곳을 가고, 보고, 느끼고 생각한 점을 들려준다. 나도 하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된다. 버킷리스트에 추가되고, 그에 따른 실행계획을 세우며 없던 생기가 피어난다. 하고 싶은 일이 계속 있어야, 그 힘으로 살아갈 수 있다.
4. 야구장
스트레스가 쌓이면 제일 가까운 사람에게 투정을 부리고 짜증을 내기 마련이다. 스트레스를 확 날려버릴 방법은 과연 없을까? 이런 질문 속에 매번 비슷한 답을 얻는다. 색다르고 정말 속 시원해지는 것은 없을까?
열렬한 응원을 해보자. 목이 터져라 응원했던 그 열기로 몰아가보자. 응원은 야구경기관람의 백미. 야구룰을 모르더라도 응원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홈런이라도 만나면 온 관중이 함꼐 일어나며 경기장 전체가 흔들리는 짜릿한 경험을 하게 된다. 9회말까지 이어지는 5시간여 동안 안타까워하고 기뻐하고 환호하며 보낸 시간은 승패에 상관없이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삶이 허무해지는 날엔 폭식, 과식을 하기 쉽다. 음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과음으로 힘들어 할 것이다.
이런 방법은 찰나의 순간은 즐겁지만, 바로 다시 후회가 시작된다. 이제 몸을 살찌우지 말고, 영혼을 살찌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