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수가 2000을 돌파했습니다!'
간간이 울리던 라이킷, 구독 알림 속에서 처음 보는 알림이 도착했다.
'어? 200? 앗! 2000? 뭐지? 잘못 왔나? 이게 무슨 일이야?'
브런치 작가된 지 일주일 된 날이다. 열심히 쓰고 있는데도 아직 올린 글이 열개도 되지 않고 구독자 수도 적은 나에게 어찌 이런 일이 생겼는지 궁금함과 동시에 의아했다. 조회수 통계를 찾아보니 외부 유입 비율이 높았고 그건 무언가를 통해서 들어왔다는 이야기인데... 검색해 보니 다음 포털 메인에 내 글이 노출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대박!!! 내 글이 포털 사이트에? 왜? 어떻게? 말도 안 돼!' 하면서 기쁘다가 문득 브런치 작가 데뷔 일주일쯤 되면 사기 진작 차원으로 작가들 글을 포털에 걸어주는 게 있는 건가 잠깐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그건 아니기를 간절히 바랐고 '네가 잘 쓴 거야'라고 누군가 말해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혼자만의 글을 쓰던 비공개 1인 밴드장이었던 내가 브런치를 만나고 이제는 숨지 않고 당당히 글을 쓰겠다고 첫 글에서 포부를 밝혔는데 진짜 숨을 수 없는 자리에 내 글이 놓여있었다. 역시 말한 대로 이루어지는구나 생각하며 오랜만에 성취감을 느꼈다. 계속 이런저런 형태로 글을 써오고 있었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줄 자신이 없었고 돌아오는 피드백에 상처받는 게 두려워 용기 내지 못했던 나에게 브런치는 어쩌면 내가 가능성이 있는 사람일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었다. 브런치에 합격하고 작가라는 이름이 생겼지만 이 공간에 있는 수많은 작가들을 보면서 엄청난 수의 구독자를 보유한 사람들이 부러웠다. 자본주의에서 경제력이 누군가를 평가하는 기준이 되는 것처럼 이 공간에서는 구독자수가 화폐보유량 같았다. '이거 명함 들고 다니면서 영업을 좀 해야 되나? 저 글 좀 씁니다. 구독, 좋아요 부탁드려요'라고 쓰인 전단지 돌릴까 싶을 정도로 구독자수가 부러웠지만 현실에서는 막상 아직 지인들에게조차 쉽게 말도 못 꺼내고 있는 상황이다.
처음에 합격이 되었다는 메일을 받았을 때는 모두에게 알리고 자랑도 하고 축하도 받고 싶었지만 잠시 고민이 되어 주춤하고 있는 중이다. 혹시나 나를 아는 이들이 구독자로 늘어나면 내 글을 지나치게 검열하게 되고 솔직하지 못한, 보여주기 위한 글을 쓰게 되지 않을까 싶은 우려가 되었다. 차라리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보는 글이면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이렇게 이것저것 눈치 봐가며 무슨 글을 쓰나 싶기도 하다.
"거 참 생각도 많다. 그냥 쓰자. 제발!!!" 누군가 등짝을 한 대 때리면서 이렇게 얘기해 주면 좋겠다.
혼자 쓰고 혼자 읽던 내 글을 어찌 되었건 오늘 이천 명이 넘게 읽었다. 글을 쓴 이후로 가장 기억에 남을 역사적인 날이다. 물론 포털 메인에 걸린 덕분이지만 올라갈 글을 룰렛 돌려서 랜덤 뽑기로 올리지는 않았을 것이고 그럭저럭 볼만하니깐 걸어준 것이 아닐까 싶다. 설레발이라도 좋고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흔한 일이라도 좋다. 내가 좋아 쓰는 이 글이 남도 좋다면 이보다 더 좋을 수 있을까.
추신. 글을 잘 쓸 가능성이 있는 사람입니다.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