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희경의 '또 못 버린 물건들'
오래된 물건들 앞에서 생각한다.
나는 조금씩 조금씩 변해서 내가 되었구나.
누구나 매일 그럴 것이다. 물건들의 시간과 함께하며...
-본문 중에서
나는 한 때 비가 오는 날마다 한 사람을 생각했다. 바로 내가 우산을 선물했던 사람. 오늘 그 우산을 쓰고 나갔을까. 마음에 들었을까. 그런 날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또 생각했다. 지금 그 사람도 내가 선물한 우산 아래에서 걷고 있는 건 아닐까. 이런 짐작은 우산이 비 오는 날에만 사용되는 물건이기에 가능하다.
나는 한 때 비가 오는 날마다 한 사람을 생각했다. 바로 내게 우산을 선물했던 사람. 그런 날 외출이라도 하게 되면 또 생각했다. 지금 그 사람도 내게 선물한 우산을 기억할까. 이런 짐작은 우산이 비 오는 날에만 사용되는 물건이기에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