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5번째 녹색 봉사다. 일 년에 한 번이니 별거 아닐 수도 있지만 이제 한번만 더 하면 끝이다,라는 마음이 먼저 드니 봉사의 기쁨보다는 봉사 탈출의 기쁨이 더 큰가 보다. 그도 그럴 수밖에 출근 시간을 조정해야 하고 상급자에게 보고까지 해야 하니 30분의 봉사로 인한 부가적인 일이 꽤 번거롭긴 했다.
딸아이는 엄마가 녹색 봉사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고마워했다. 한 자리에 오랫동안 서서 깃발을 내렸다 들었다 하는 것이 힘들겠다고도 했다.
몇 년 전 녹색 봉사하러 가는 길에 딸도 등교하겠다고 같이 따라나섰다가 아이가 십여분을 함께 있어줬다. 올해 말고는 다 겨울이랑 이른 봄이어서 추웠을 텐데 아이는 내 곁에 서서 있다가 등교 시간에 늦지 않게 학교로 가곤 했다.
올해도 이렇게 함께 있어줬다. 지나가는 학급 친구들에게 손 인사도 해주고 엄마에겐 말동무도 해줬다. 친구가 보이면 같이 가고 싶을 만도 한데 일 년에 한 번 있는 이 날 항상 함께 해준다.
엄마는 이 시간이 좋다. 맨날 딸보다 일찍 출근하는 탓에 등교 배웅을 못해주는데 이날만큼은 가방 메고 학교 가는 딸의 뒷모습을 바라볼 수 있어 좋다. 뭔가 진짜 엄마 같은 느낌이 든다. 딸은 엄마랑 같이 등교하는 것처럼 느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