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다정 3
화창한 주말, 아이와 근처 공원에 돗자리를 펴고 앉아 시간을 보냈다. 날씨가 좋아 오랜만에 아이 때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비눗방울도 챙겼다.
비눗방울 하나면 누구나 동심의 세계로 순식간에 빠지고 만다. 친구가 아니더라도 이리저리 흩날리며 날아오르는 비눗방울을 따라가기도 하며 손을 뻗어 잡아 보기도 한다.
연둣빛 잎들과 무지갯빛 비눗방울은 너무나 잘 어울렸다. 여름이 시작됨을 알리는 축포 같기도 했다. 그 옆에는 아장아장 걷는 아이들 몇 명과 엄마도 있었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비눗방울이 날아가지 않도록 바람의 방향에 주의를 기울이며 비눗방울을 날렸다. 분위기가 잘 어울려 사진도 찍었다. 몇 분 놀다 보니 시시해져서 정리를 하려던 찰나, 옆 자리 아가들이 날아간 비눗방울을 보며 즐거워하는 것을 포착했다.
그러자 딸이 말도 없이 다시 비눗방울 카메라를 꺼내서 은근슬쩍 아이들 방향으로 비눗방울을 날린다. 아가들은 다시 비눗방울 놀이에 빠진다. 엄마들도 아이 곁에서 "우와, 비눗방울이다." 하며 손을 함께 뻗는다.
모르는 아가에게 대놓고 비눗방울을 불어주는 것은 아니지만 아이들도 충분히 놀 수 있게 눈길도 주지 않고 노룩 비눗방울을 선보인다.
엄마가 노룩패스는 봤어도 노룻 비눗방울은 처음이다.
딸아, 너의 다정함에 엄마가 방금 푹 빠져버렸다. 너의 다정함과 다정한 너를 정말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