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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y everything May 06. 2024

텃밭에 사는 우렁각시

일상의 다정 2

올해 아파트 안에 있는 텃밭에 당첨되었다. 2평 남짓한 크기지만 온전히 밭을 갈고, 씨를 뿌리고, 모종을 심고, 물을 주고, 수확을 하는 것은 일생 처음이다. 텃밭을 검색하고, 가끔 텃밭에 가보았던 경험을 바탕으로 텃밭 농사꾼 흉내를 내며 한달이 지났다.


3월에 심으면 추위를 탄다던 방울토마토를 4월이 되어 심게 되었다.

방울토마토가 잘 자라면 열매를 실하게 맺기에 지지대를 세워줘야 한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지지대는 공용으로 쓰는 것이 있어 모종을 심으며 곁에 지지대를 세워 주었는데 끈은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 아직은 어린 식물이기에 다음에 텃밭에 올 때 해야겠다며 집에 돌아갔다.


그러고서 이틀 후 물을 주러 나왔는데, 뭔가 이상했다.


남편이 했을 리 없고, 딸은 더더욱 그러하다. 혹시나 하고 물어보니 둘 다 아니란다. 그렇다면 저 토마토 줄기와 지지대를 묶은 저 끈은 무엇인가?!





너무나 신기해서 이리저리 추측해 본다. 그러다 초보 농사꾼이 짓는 텃밭임을 감지한 주변의 텃밭 농사꾼께서 우렁각시처럼 묶어 주신 거라는 결론을 내려본다.


뭐야~ 이런 다정한 이웃이라니!

누군지 알아야 감사 인사라도 할 텐데, 아직도 우렁각시의 정체는 밝히지 못했다.


옆집 텃밭의 작물에도 관심을 가지고 필요한 것을 해주신 그분께 정말로 정말로 감사를 전하고 싶다.




혹시 텃밭을 헷갈리신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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