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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ry everything Oct 31. 2024

욕심을 내려놓아요

완주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선물을 드립니다. 유독 힘이 부치는 날이나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네잎클로버 행운의 운세를 긁어보면서 실마리를 얻으시길, 연재가 끝나는 11월에는 모든 분의 포도알판이 꽉 차있길, 멀리서나마 바라겠습니다.


시작한 지 4일, 이 시간에도 도저히 쓸게 생각이 나지 않아 노트북만 켜고 앉아 있는데 교단일기클럽에서 보내준 굿즈가 생각났다. 어떤 글을 써야 할지 모를 때 쓰라던 은박으로 된 7개의 네잎클로버가 지니의 마법램프처럼 보였다. 


나의 막힌 일기를 구해줄 지니.


예전부터 이 아이템을 눈여겨보던 딸아이를 급하게 호출해서 하나만 긁어보라고 시켰다. 아이가 고심해서 골라 긁은 글을 보니 ‘욕심을 내려놓아요’라는 글이 나왔다.

이것만 긁으면 걱정 끝 이야기 술술 일 줄 알았는데 또다시 막힌다. 


욕심? 무슨 욕심? 욕심은 당연히 내려놓아야지. 내가 요즘에 욕심부린 게 있었나?


복권에서 꽝이 나온 것처럼 생각보다 시시해서 갈피가 안 잡히는데 더 이상 글쓰기를 미룰 수 없어 그냥 한 글자 한 글자 천천히 쓰기 시작했다.

왜 이걸 긁게 되었는지를 쓰다 보니 이만큼을 썼다. 의미 있는 하루를 기록해 보려는 욕심을 내려놓고 그냥 일기라도 쓰자하니 글이 써졌다. 


아, 그래서 욕심을 버리라고 했구나.


엉터리로 짜 맞춘 역술가의 점괘 같은 것일지라도 눈앞의 고민은 해결되었다. 이만하면 오늘의 운세가 나쁘지 않다. 남은 6개의 운세가 한 달간 내게 어떤 가르침과 실마리를 제공해 줄지 조금은 기대가 된다. 




내겐 아직 6개의 지니가 남아있다. 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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