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소감

by try everything

'거꾸로 시간들'이 나의 일상 곳곳에도 흘러들어와서인지, 예전 같았으면 단지 나이 때문에 새롭게 시작하기를 망설였을 일들 앞에서 '나이가 뭐가 문제야, 해보면 되지' '나이랑 상관없이 해볼 수 있을 것 같은데?' 같은 배짱이 몸속 어딘가에 근육과 함께 슬그머니 붙어 있는 걸 발견할 때도 있었다.




40대를 지나며 아주 처참하게 체력이 달리는 경험을 한 내게 책 속의 '거꾸로 인간들'의 이야기는 판타지와 같았다. 30대 때는 축구 전반을 겨우 뛰었지만 4,50대인 지금은 후반까지 버틴다는 그 언니들의 이야기는 무용담이기도 하지만 십수 년간 노력의 상징이기도 했다. 특훈은 물론이고 사소하게는 버스를 타지 않고 그 거리를 뛰어서 온다던가, 철봉에 매달리고 윗몸일으키기를 하며 묵묵히 다져온 시간이 나이를 무색하게 한 것이다.


비록 노화가 시작되고 체력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다. 아니 이 상태라면 50대의 내 모습이 전혀 기대되지 않는다. 하지만 거꾸로 인간들에게는 40대인 나는 무엇이든 다 할 수 있고, 시작할 수 있는 나이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시간의 힘을 믿고 그 시간을 탄탄하게 다지면 5,60대의 나는 교실 속에서 아이들과 여전히 즐겁게 수업할 수 있고, 책도 낼 수 있고, 마라톤도 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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