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정신과 시간의 방인가요?

by try everything

[정신과 시간의 방]

드래곤볼의 '정신과 시간의 방'을 아시나요? 결전을 앞두고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수련하는 곳.

"바깥세상 1시간=정신과 시간의 방 360시간"

새벽 6시부터 7시까지 4주 동안 매일 글쓰기를 합니다.




첫날이다.

마지막까지 치열하게 고민하다 '정신과 시간의 방'문을 열고 들어가기까진 했는데 아직까지는 막막하기만 하다.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일어난 탓도 있지만 일주일 넘게 계속된 감기탓에 체력 저하로 유지가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걱정과 주제를 생각하지 않은 탓인지 잘 써지지 않는 글로 첫날부터 까마득하기만 하다.


무라도 썰겠다며 칼을 들었는데 처음부터 칼이 무겁다니, 날이 무디다느니, 무는 언제 다 써냐며 불평불만만 늘어놓는 모습 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원래 첫날에는 파이팅 넘치게 아자, 를 크게 외치거나 이 모임에 동참하게 된 걸 감격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나는 제 발로 들어온 곳에서 한숨 쉬며 한 글자 쓰고, 또 한숨 쉬며 허공을 바라보고 있는 건가.


내 모습이 별로라며 별로인 나를 이만큼 쓰다 보니 어느 순간 피식 웃음이 났다. 어쨌든 나는 글을 쓰고 싶긴 해서 이 방에 들어온 거긴 하구나,라는 생각이 스쳤기 때문이다. 방법도 모르겠고, 의지도 나약하니 수련을 한다는 방에 들어간다는 사람들을 붙잡고서라도 쓰고 싶었구나, 하고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니 부루퉁한 얼굴을 하고서는 투덜대며 마지못해 노트북 앞에 앉은 내가 기특해지고 말았다. 이젠 이 불쌍하고 귀여운 내게 하염없이 칭찬을 쏟아주고 싶다.


봐봐, 너 이만큼이나 썼잖아. 잘하고 있어.

물론 앞에 글 쓴 게 많아 보이게 시간의 방을 설명하기도 했지만 괜찮아, 다들 그렇게 해.

글 써보겠다고 6시에 일어난 것도 대단하구만.

글을 잘 못썼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아니야, 처음부터 누가 잘하겠어.

공부도 하는 것보다 공부하겠다고 자리에 앉는 게 더 어려운데 넌 앉아 있잖아. 이제 하기만 하면 되는데 뭔 걱정이야.


자꾸만 나약해지고, 뾰로통해지는 나를 다독이려 또 다른 내가 출동한다. 이것을 바라보는 또 다른 자아가 있으니 완전 이중인격, 아니 다중인격의 현장을 새벽부터 목도하고 있는 것 같다. 아니 이 방은 '정신 & 시간의 방'이 아니라 '정신과 (시간)의 방'인가 하는 착각이 든다.


이제 다독여 놓아 안정을 찾은 나를 가지고 글을 써야 한다. 내일부터는 무엇을 쓸지부터 고민을 해봐야겠다. 여전히 글에 자신이 없고, 이런 것이 책이 될까,라는 걱정이 가득한 나이기에 아마 어려울 수 있겠지만 이 방에 들어온 이상 수련을 마쳐야 하기에 깊이있게 고민해봐야겠다.


이 방에서 내가 수련할 것은 다음과 같다.

1. 쓰는 습관 갖기

2. 글에 대한 자신감 갖기

3. 편안함 보다는 어려운 것을 해내는 경험 갖기

4. 끈기와 의지 갖기


4주간의 수련으로 더 멋지게 성장할 나를 기대하며 새벽 수련을 마친다.

잘했다, 수고했다.


끈기는 그 자체로 재능이다. - 토머스 에디슨
성공은 편안함의 끝에서 시작된다. - 마이클 조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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