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소와 도서관이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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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출 도서 반납 예정일 안내

000님께서 대출 중인 도서 반납예정일 안내입니다.




오늘인지 내일인지 가물가물했던 반납예정일을 확인하려고 도서관 채팅을 열어보니 바로 오늘이란다. 저녁은 먹었지만 아직 마무리할 일이 많은데 반납까지 해야 한다니 순간 한숨이 나왔다. 7월 초임에도 30도를 넘는 폭염으로 7시가 넘었지만 아직도 습하고 더운 열기로 꽉 찬 밖으로 나가야 한다니 그것도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냥 하루 연체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내일이라고 꼭 반납을 하리란 보장이 없으니 생각난 김에, 그리고 연체되기 전에 마무리 지어야 했다. 요즘 책을 마구잡이로 대출한 탓에 반납일도 못 챙긴다고 생각하니 대출도 계획적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도서관에 가면 나를 유혹하는 책들이 많으니 어쩔 수 없다고 소심하게 변명해 본다.


어느 날에는 북큐레이션이라며 몰랐던 책들을 홍보하기도 하고, 대출/반납 키오스크 옆 북카트에는 누군가가 읽고 올려둔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 나를 유혹한다. 어느 작가의 책을 읽고서는 그들의 다른 책이 궁금해지기도 하며, 책 속에서 언급된 읽고 싶어진 책들을 찾아 서가를 돌다 보면 궁금함을 불러일으키는 책들이 눈에 띄니 어찌 그냥 맨손으로 도서관을 나올 수 있단 말인가.


그 덕에 도서관에서만큼은 남부럽지 않은 큰손이 되고 만다. 내 눈에 띄는 것은 뭐든 담고 본다. 그 순간만큼은 재벌 부럽지 않다. 내 행동에 제약을 걸 수 있는 것은 오직 대출 제한 권수일뿐. 최대 7권을 빌릴 수 있으니 그날 마음에 들어온 책들은 웬만하면 다 빌릴 수 있다. 책을 빌리는 곳에서 내 마음대로 책을 골라 담을 수 있다니 이건 큰 권력이자 축복이다.


이런 내가 또다시 큰 손이 되는 곳이 있으니 바로 다이소다. 고가의 물건에는 그다지 욕심이 없는 편이지만 내가 구매 가능하다 여기는 곳에서는 또다시 큰 손 본능이 올라온다. 도서관에서 그랬던 것처럼 천 원, 2천 원, 3천 원 때론 5천 원짜리도 바구니에 척척 담는다.


어떤 물건은 다른 곳의 절반 가격이라며 집어 들고, 품절이 잘 되는 화장품이 어쩐 일로 남아있냐며 2개나 바구니에 담고, 신기한 아이템이라며 또다시 장바구니 한편에 밀어 넣는다. 몇 천 원짜리 물건들이 금세 몇 만 원으로 둔갑하지만 눈이 돌아버린 나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어쨌든 다른 곳보다는 싸지 않냐며 말이다.



그렇게 도서관과 다이소에서만큼은 맥시멀리스트이자 큰 손이 된다. 고작 몇 만 원에, 공짜책에 왜 이리 호들갑이냐 하겠지만 사고 싶은 것 다 사고, 빌리고 싶은 것 다 빌리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한 나는 이 구역 만수르다.


난 그래서 다이소랑 도서관이 좋다.

그리고 그 중에서도 도서관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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