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제로웨이스트를 지향하는 사람들의 인터뷰집인 [줄이는 삶을 시작했습니다]라는 책을 PDF파일로 미리 받아 보았다. 첫 인터뷰이는 식물지리학자이자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 공우석 씨였다. 인터뷰어인 전민진 씨는 그와의 첫 만남에서 나눈 커피에 대한 대화가 인상적이었다고 썼다. 공우석 교수는 커피를 30년 가까이 마시지 않고 있는데, 그 까닭이 기후변화와 생물 다양성 때문이라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책에 따르면 커피는 세계적으로 하루에 25억 잔씩 소비된다. 상상되지도 않는 이 엄청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커피가 자라는 적도 주변의 열대 우림은 계속해서 커피 농장으로 바뀌고 있다. 상상되지도 않는 이 엄청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커피가 자라는 적도 주변의 열대 우림은 계속해서 커피 농장으로 바뀌고 있다. 세계 열대 우림의 절반 정도가 이미 사라졌고 지금도 매년 한반도 면적 크기의 열대 우림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하는 바람에 연평균 15~24도의 운동에서 자라는 커피의 재배지 역시 이동이 불가피해지고 있다. 기껏 일군 농장을 두고 또 다른 농장을 개발하는 악순환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적도 인근의 땅들이 죄다 커피 경작지로 바뀌며 생태계가 파괴되고 동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는 점을 들며...
-요즘 사는 맛 中
환경오염에 대한 글을 접할 때마다 나오는 대표적인 문장은 '세계 열대 우림의 얼마가 이미 사라졌고, 한반도 면적 크기의 환경이 파괴되었다'이다. 이제는 새롭지도 않은, 고리타분해 보이기도 하는 문구가 공장을 짓는 용도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때문이라니 갑자기 머리가 '띵'해져 온다. 산업화를 위해 환경파괴하는 것이 옳다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호성 식품을 위해 이러한 행태가 더 가속화될 것 같아 무섭게 다가온다. 환경오염 하고 있다는 아우라를 내뿜는 공장은 세계적인 흐름에 맞춰 조금씩 없어지거나 지속적인 개발을 위한 방향을 찾아가는 것 같으나 음식은 아니다. 물론 요즘 비건이 각광을 받고 있으나 법적인 규제는 아니니 말이다.
얼마 전 슈퍼푸드로 각광받은 아보카도도 위와 비슷한 이유로 환경파괴의 주범이라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아보카도를 가끔씩 먹는 나로선, 그럼 이제는 안 먹겠다며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데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새로운 주범이 나타났는데 역대급이다. 직장에서 아침에 믹스 한 잔, 오후에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고단한 회사원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데, (건강을 위해 절제해서 이 정도지 양껏 마시라 했으면 5잔도 마실 수 있다.) 내 삶을 부여잡고 지켜주고 있는 커피가 악역을 맡고 있다니 믿을 수가 없다. 나만의 기호식품이라고 생각하면 마음도 편하겠지만 상가마다 꽉 꽉 들어찬 커피집을 알고 있는 이상 암담하기만 하다.
저 글에서 더 주목한 것은 온난화로 인해 숲을 밀고 개발된 커피 농작지가 쓰임을 잃고 재배지가 이동한다는 것이다. 이왕 개간된 농작지에서 '천 년, 만 년 행복하게 커피를 재배했어요'라고 이야기가 끝나면 좋은데 계속 환경을 파괴하게 된다니 커피를 하루에 2-3잔은 마시는 내게도 현실은 가혹하기만 하다. 호기롭게 이제 안 마시겠어,라고 말을 절대 할 수 없는 나는 이 사태를 해결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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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떠오르지 않는다. 임신 중에 커피 대용차를 마셔봤지만 더 이상 마시지 않았던 것도 커피의 리얼한 맛을 담지 못했기 때문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커피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을 찾지 못하겠다. 똑똑한 사람이 나타나서 커피를 개발하든지, 환경파괴가 안되게 하든지 방법을 찾아주면 좋으련만 이 세상은 현대 기술로도 해결하지 못하는 것이 많은 신비로운 곳이다.
한 번쯤은 내 생활이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는 것만으로도 작은 도움이 될 거라 믿고 싶다. 커피를 하루에 2잔은 넘게 마시지 않겠다는 다짐이 크게 와닿지는 않지만 결심해 본다. 겸사겸사 내 생활이 커피에 기대지 않아도 활력이 넘치길 바라는 바이다.
환경오염에서 만큼은 한반도 면적이 지구 전체로 따지면 신경도 안 써도 될 만큼의 보잘것 없이 작은 크기이기를 바란다. 그래야 한반도 면적 크기의 환경이 파괴되었다는 말을 들어도 조금이나마 마음이 덜 아플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