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여성 리더의 특 3)
3곳의 회사를 다니며 3명의 리더를 경험했다. 가장 최신의 기억을 끄집어, 전 회사(A)와 현 회사(B) 리더의 모습을 생각해봤다. 먼저 업무의 특성이 다르다는 부분을 짚고 넘어가야겠다. A회사는 팀원들이 각자 프로젝트를 리드했고, B회사는 하나의 서비스를 각자의 롤에 따라 운영/개발하는 형태다.
<A회사의 리더>
1. 팀원들이 이해할 수 있는 명확한 업무 요청 그리고 피드백
2년 정도 지난 것 같은데 아직도 생각나는 에피소드가 있다. 팀에 신입 직원이 들어왔고, 고객사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메일에 명확하지 않은 부분은 당사자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메일 첨삭을 해주셨다. 배움에 열정적인, 나와 비슷한 결을 가진 친구에게 그 메일을 보여주었고 이것은 빨간펜 첨삭이라며 이런 상사도 있냐며 무척이나 부러워했다. 자신도 이런 근무환경에서 일하고 싶다고 열변을 토했다. 나 역시도 '우리 팀장님은 이래~! 짱이지?' 하는 마음으로 보여주었기에 친구의 말에 무척 공감이 갔다. 물론 그런 피드백을 달가워하지 않거나 혹은 큰 의미를 두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에게는 훌륭한 리더라 생각되었던 부분이다.
2. 회사일 못지않게 본인 삶에도 열정적임
A 리더는 회사일에 참으로 진심이다. 일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쏟으면 매너리즘에 빠질 수 있으니 밸런스를 잘 맞추는 게 중요하다지만, 그 누구에게 물어도 일에 참 열정적인 분이다. 그리고 본인 삶에도 매우 열정적이다. 전 회사 동료들과 제조 사업도 하고, SNS 활동으로 여러 가지 협찬을 받으며 그 누구보다 바삐 다양한 활동 하신다. 그러한 모습이 팀원들에게 좋은 귀감이 된다.
왜 그런 이야기들 많지 않은가. 십 년 후 나의 미래가 부장의 모습인 것을 보면 이 회사에서는 더 이상의 미래가 없는 것 같아 퇴사했다는 이야기들. 나에게는 해당 사항이 없었다. 회사를 다니며 또 내 일을 하며, 나의 동반자와, 아이가 없어도 둘로서 행복하다는 자신의 신념으로 살아가는 일상을 보며 저렇게 사는 모습도 참 좋아 보인다 싶었다. 일과 삶을 대하는 태도를, 어떤 책을 읽지 않아도 눈앞에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이직을 하며 사회에서 이런 어른을 만날 수 있어 감사했다고 인사할 수 있었고, 현재도 나의 고민을 나누고 연을 이어오고 있다.
3. 인간적인 솔직함
일주일에 5일, 하루 중 점심시간을 포함해 9시간을 함께 보내는 회사 동료는 나의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즉, 직장인이라면 가족이나 연인, 친구보다도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한다. 거기에 주말 출장을 다니기도 해서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었는데 A 리더의 솔직함은 이러한 시간을 직장에서의 피하고 싶은 시간이 아니라 유쾌하고 재미난 시간으로 만들어줬다.
그러한 솔직함이 베이스가 되기에 어떠한 이야기라도 '꼰대'라거나 팀장님의 듣기 싫은 잔소리 혹은 세대차이가 난다는 것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이것은 리더의 역량을 떠나 인간적인 매력 같으며, 노력한다고 누구나 얻을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다.
<B회사의 팀 리더>
1. 문제를 끝까지 파고드는 힘
새로운 서비스를 론칭하고 활성화하는 과정에서 PM들이 갖춰야 하는 역량이라 생각된다. 함께 일하며 문제를 끝까지 파고든다는 게 이러한 것이구나, 이렇게 하는 것이구나, 나는 이렇게 할 수 있을까? 는 생각을 갖게 만든다. 단순히 그 문제를 모면하는 것이 아니라 멤버 모두가 그 문제에 대해 다차원적으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든다.
어느 날은 고민 끝에 만드셨다며 팀 약속을 제안하셨다. 당시에는 지키겠다 단언할 자신도, 그렇다고 이건 이래서 싫다 의견을 낼 수도 없는 약속이라 느껴졌다. 그중 첫 번째 약속이 '우리는 모든 문제를 끝까지 파고든다.'였다. 약속이라는 것이 마음속 무언의 글씨처럼 새겨져 이 정도면 되겠지, 별일 없겠지 하며 넘기려는 나의 합리화에 발목을 잡았다. 그래서 한번 더 데이터를 확인하게 되고, 내가 아는 것이 맞는지 동료들과 확인하게 된다. 이것은 나에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닐 거다. 이 약속으로 인해 팀원들도 한번 더 뒤돌아볼 것이고, 이러한 문화를 만드는 것 또한 리더의 역량이구나 생각하게 된다.
2. 좋아요
경력직으로 이직을 했지만 새로운 곳에서 적응을 하기란 쉽지 않았다. 되려 뭘 모르던 시절에는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마냥 잘할 수 있다 스스로 최면을 걸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그 최면이 잘 걸리지 않는다는 것을 실감했다. 그때 리더가 말하는 '좋아요'는 큰 힘이 됐다. '네'라는 답변으로 끝날 수 있는 별 것 아닌 것들이지만, 리더는 되도록 '좋아요'로 답변하려는 것 같았다. (의도한 것인지 의도하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내게는 의도한 것이라 느껴졌기에 감사했다). 나뿐 아니라 다른 팀원들에게도 그러했고 '좋아요'라는 세 글자는 마음의 평화가 되었달까. 나는 A형 소심쟁이라 리더의 이모티콘, 답변 하나에도 민감하게 반응했기에 다양한 성격의 팀원들을 관리하는 리더에게는 '네'가 아닌 '좋아요'라는 답변이 이렇게 다가올 수도 있구나 싶었다.
3. 생각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
어떤 의견을 말하고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라는 질문을 받으면 등줄기가 뜨거워진다. 그 질문의 의도가 나에게 깊이 있는 생각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고, 그것의 방향이 어떻게 달라져야 하는 것인지 구체적으로 설명해주기 위함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과정이 리더에게도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을 것이다. 면담을 하며 내가 더 성장하기를 바라고, 그러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라는 말씀을 해주시어 감사했다. 또한 1번과 연관되어 상황, 문제 파악을 위해 정확히 그리고 깊이 있게 던지는 질문들은, 문제 해결의 과정으로 이어진다. 그 질문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고려하게 만든다. 그래서 모든 문제는 끝까지 파고든다는 팀의 약속을 본인이 먼저 지키신다.
A, B리더 공통적으로 30대 후반의 여성이다. 그리고 20-30대를 그 누구보다 치열하게 살아왔다고 느낀다. 물론 두 분 다 아이가 없기 때문에 오롯이 자신의 삶에 집중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현재에도 스스로를 끊임없이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러한 리더들과 일하며 내게 많은 배움의 기회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 사실 나는 반드시 리더가 되겠다는 야망이라던가, 혹은 이러한 리더가 되겠다는 생각이 또렷하지는 않다. 그저 지금은 내 인생의 리더로서 내게 주어진 현실에 최선을 다하며,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아가야겠다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