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구름 뒤에 가려진, 파란 하늘처럼

by 온결


하늘에 먹구름이 꼈다.
늘 보이던 파란 하늘빛은 어디에도 없다.
마치 원래부터 파란 하늘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바람이 솔솔 분다.
그 바람을 따라 먹구름은 천천히, 조금씩 앞으로 밀려간다.
그리고 다시, 파란 하늘빛이 보인다.

파란 하늘이 사라진 게 아니었다.
그저 먹구름에 잠시 가려져 있었던 것뿐.

인생도 그런 것 같다.
파란 하늘빛만 가득하던 나날에
불쑥 먹구름이 끼고, 근심과 걱정이 찾아올 때가 있다.

그 먹구름을 붙잡고,
왜 꼈을까, 언제쯤 가려나, 정말 가긴 할까—
생각을 반복하다 보면
원래는 천천히라도 흘러갈 구름이 더디게만 느껴진다.

그러니 그냥 두자.
언젠가 흘러갈 구름이라면,
그 속에 잠기기보다는
잠긴 발을 살며시 빼내어
한 걸음 물러서 내 갈 길을 걷는 것이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면,
가려져 있던 푸른 빛이 다시 나를 기다리고 있을 테니까.


먹구름이 또다시 찾아와도 괜찮다.
그 빛은 언제나 내 안에 머물며,
조용히, 따뜻하게 나를 반겨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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