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라이팅 중2
상상하던 모습과 너무 다른 삶을 살고 있지만
그렇다고 영 행복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나는 스스로에게 언제나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 되뇌고
실제로도 크게 틀리진 않는 말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고 아이러니하게도
언제나 오늘이 내 인생이 끝이면 좋겠다고 뒤따라 생각하기도 한다.
행복함이 주는 오만일까, 아니면 거짓된 행복에 현혹된 걸까?
나는 1%의 힘을 믿는 사람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선택이라면
단 1%로 '더' 후회하는 선택과 '덜' 후회하는 선택이 있는 거라고.
나는 나에게 대부분 1% '덜' 후회할 선택들을 주었다고 단언했었고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한 건, 돌아가고 싶은 순간은 없다는 것이다.
이렇게보니 또 참 이상하고 아이러니한 건
그렇게 막 행복하진 않았나 보다.
덜 후회하는 선택을 했어도 돌아가고 싶은 순간이 한순간도 없는 거 보면.
나의 어릴 적이나 지난 기억들은 유난히 다른 이들보다 선명함이 없는 편이다.
다만 선열한 '느낌'이 있다. 마치 그때와 같은 생생한 감촉들.
그게 썩 좋지 않은 것들만 잡혀서인지 굳이 그걸 되뇌어 생각할 이유도,
애써 추억할 순간도 없다.
그래서 '오늘'이 그나마 가장 나은 것인지도.
사실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이다'라는 나의 되뇜을 긍정적이라고
평가받기에는 무리가 있는데
'오늘보다 내일이 더 힘들 거다'는 전제로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오래된 친구들과 만날 때마다 말한다.
"야 어차피 내일이 더 힘들어. 오늘 힘든 거? 아무것도 아니야."
우스갯소리 20년에 가스라이팅 당해 어느새 신념이 되어버렸다.
(이런 식으로 100세 시대를 살면 힘듬에도 한계가 없겠지? 끔찍하게도)
그래도 뭐, 이런 긍정이라도 긍정은 긍정이니까.
긍정에 등급을 매기지는 않으니까.
내 긍정에 값까지 따지지는 말자.
이런 긍정으로라도 살아지면, 사는 거지.
모래알만 한 행복이라도 쥐고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처럼.
나는 믿는다. 모래알같은 1%의 힘을.
#나름감성에세이 #행복에 #긍정에까지 #점수매기지않기 #피곤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