뱉어내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이라는 씨앗
우리 어머니는 유행어가 있다.
집에서만 가능한 성대모사이자,
그녀가 가장 자주 말하고,
오랫동안 해온 말!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지겹게 들은 말.
바로
“말을 예쁘게 하세요.”이다.
그때는 몰랐지만,
내가 어린 시절의 엄마 나이가 되어보니
새삼 대단한 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왜냐하면
요즘 세대는 혼기가 늦어지기도 했고,
결혼의 형태가 많이 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는
대부분 이른 나이에 시집을 가야 했다.
내가 한참 친구들과
어울려 놀던 열아홉에
우리 어머니는 결혼을 하셨고,
5남매를 낳았다.
아버지를 내조하며,
육아에 전념하던 그 나이
고작 20대 중반에 불과했다.
다소 보수적이던 아버지의 군림 아래
기를 못 펴던
우리 5남매는
나이 먹고, 머리가 커갈수록
아버지를 존경할 줄 몰랐다.
큰 언니들의 사춘기 때쯤,
아버지에 대한 잦은 반항과
험담이 식사시간의 대화 주제였다.
내가 기억하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는
단 한 번의 동조 없이
늘 아버지 편을 드셨다.
엄마- “그런 말 하면 못 써.
이쁜 공주. 박사야. 예쁜 말만 해야지. ”
돌이켜보면 그 당시 어머니 나이
고작 지금의 내 나이쯤이었다.
충분히 철없고, 어린 생각으로
부족한 엄마였을 수 있는데
단 한 번도 현명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
아버지가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늘 ‘남편’을 공경하는 모습을 보여주셨고,
나 또한 ‘배우자’는
존중하고 배려하는 존재라는 것을
직, 간접접으로 배울 수 있었다.
뿐만 아니라,
내가 과분한 자리에 서게 되어
긴장할 때마다
자신감 듬뿍듬뿍 실어
용기 잃지 않게 해 주시거나,
어려운 업무가 끝나면
늘 수고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신다.
엄마- “자신감을 가져라.
네가 가지고 있는 만큼 실력발휘하기 바란다. ”
엄마 - “이쁜 공주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다.
보리는 익으면 고개를 들고,
쌀나무 벼는 익으면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우리 이쁜 공주는 보리가 되지 말고
벼가 되기 바란다. 오늘 하루도 수고 많았다. 사랑한다.”
생각해 보면 내 인생을 바꾼 건 모두 엄마의 말 한마디로부터 시작되었다.
‘말의 힘’,
‘말의 중요성’
내가 기억하고,
앞으로도 기록하게 될 어머니의 이야기.
단언컨대,
그녀의 지혜로운 ‘말솜씨’가 바로
우리 가족 평화의 비결이다.
또숙 여사님 띵언
이 세상에 태어나
좋은 일만 하고 가도 못다 할 인생.
항상 남을 잘 되게 하며
말은 되도록 조심히, 예쁘게 했으면 한다.
말만 잘해도 뺨 맞지 않는다는 옛 말도 있고,
말 한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는 속담도 있다.
얼마나 무서우면 말씨라고 했던가.
내가 한 말은 씨앗이 되어 다시 난다. 되돌아온다는 뜻이겠지요.
혀끝으로 사람을 죽일 수도, 살릴 수도 있다.
뱉어내면 주워 담을 수 없는 ‘말’이라는 씨앗.
칼로 베어낸 것보다
더 깊은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말하기 전 멈춰 생각하는 습관을 들여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