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국방참모대(DSSC)에서 1년을 보내면서 인도 장교들과 전략을 토론하는 시간이 많았다. 수업 중에도, 식사 중에도, 가끔 늦은 저녁 술자리에서도 비슷한 주제가 반복됐다. 파키스탄과의 관계, 중국과의 국경 긴장, 미국과의 군사 협력, 러시아와의 무기 거래.
처음엔 이게 다 어떻게 동시에 성립하는지 이해가 안 됐다. 한국이 미국과 동맹을 맺고 있으면 중국과의 관계는 그만큼 조심스러워진다. 어느 진영에 서느냐가 명확하다. 그런데 인도는 달랐다. 미국과 군사 훈련을 하면서도 러시아제 무기를 쓰고, 중국과 국경에서 군인들이 대치하면서도 교역은 계속하고, 서방과 협력하면서도 BRICS를 이끈다.
어느 날 저녁 한 인도 육군 대령과 맥주를 마시다가 그 질문을 꺼냈다. 인도는 어떻게 미국도 러시아도 동시에 파트너로 유지하냐고. 보통 나라는 하나를 선택하지 않냐고.
그 대이 잠깐 생각하더니 웃으면서 말했다.
"그게 우리 전략이에요. 전략적 자율성(Strategic Autonomy)."
그리고 덧붙였다. "어느 진영에 완전히 묶이는 순간, 우리는 그 진영의 이익에 따라 움직여야 해요. 우리 이익이 아니라. 그게 싫은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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