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의 정석
딸 해도가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정말 신기할 따름이다. 나는 내가 육아를 하면서 그 순간들을 알아챌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감사함을 느낀다. 동시에 뿌듯함과 자부심도 생긴다.
육아휴직을 시작한 지 일주일이 되었다. 하는 일들과 관련해서는 육아휴직 전과 후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물리적으로 해도와 같이 있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 온종일인 24시간으로 늘어난 것뿐이다. 이 늘어난 시간 덕분에, 나는 내 인생에서 둘도 없는 행복과 만족감, 경험을 만끽하고 있다. 해도와 깊은 교감을 할 수 있는 것뿐만 아니라, 성장하는 모든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해도는 아기들 간식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는 떡뻥(?)과 같은 간식이 아니라 우리가 평소 즐겨 먹는 간식을 함께 먹고 즐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약 18개월이 지나면서 해도가 다양한 간식을 요구하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이후, 간식을 먹는 시간은 하루 일과 중에 나와 격하게 교감이 이루어지는 매우 중요한 시간이 되었다. 그렇다고 너무 자극적인 간식을 주는 것은 안된다. 아직 충분히 소화를 시키지 못할뿐더러, 주요 식단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식을 줄 때에는 가능한 부모가 함께 그 간식을 먹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야 아기들은 자기가 먹는 것에 대해 안정감과 신뢰감을 느끼고 편안하게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콘플레이크(flake)와 요구르트를 주기 시작했다. 콘플레이크가 다소 단맛이 나기는 하지만 요구르트가 무가당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맛이 상쇄가 된다.
해도가 새로운 간식을 먹을 때 "먹어도 돼"라는 표정과 제스처를 할 때면 너무 사랑스럽고 귀엽다. 내 딸이지만, 어쩜 저렇게 예쁠 수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그렇다. 나는 어느덧 딸바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색연필로 그림을 그리려는 노력을 보인다. 예전에는 단순히 펜을 잡고 종이에 그으면 무언가가 나타나는 것을 신기해했다면, 지금은 어떤 그림이 그려지고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색깔도 조금씩 구분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직선과 곡선, 점, 도형 등을 그릴 줄 안다. 그리고 좋아하는 색깔도 있다.
언제부터인가 해도는 내가 주는 옷을 무조건 입지 않는다. 본인이 생각하는, 마음에 드는 옷을 가져와서 입혀달라고 시작했고, 이제는 직접 옷과 신발을 골라서 입는다. 처음부터 완벽하게 옷을 제대로 입는 것은 아니지만, 수 차례 반복하다 보면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인다. 상의를 뒤집어 입다가도 이제는 제대로 입는다. 바지 한쪽에 두 발을 모두 넣었지만, 지금은 아주 잘 입는다. 신발도 왼쪽과 오른쪽 구분 없이 신었었지만, 지금은 아주 완벽하게 왼쪽과 오른쪽을 구분한다.
옷이 다른 아이들처럼 화려하거나 다양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상황 내에서 나름대로의 색상을 매칭해서 옷을 입는 해도를 보면 가끔은 깜짝 놀란다. 물론, 딸을 가진 아빠의 본능과도 같은 반응이겠지만 정말이지 해도의 예술적 감각은 참으로 좋다. 매일매일 새로운 감각을 아빠에게 보여주는 해도에게 고마울 뿐이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레고를 가지고 놀았다. 성인이 된 지금도 레고를 정말 좋아한다. 그래서인지, 해도가 1살이 되자마자 레고 듀플로를 사주었다. 처음에는 내가 더 신나서 조립하고 해도는 해체하고 그랬지만, 지금은 해도의 가장 좋아하는 장난감은 레고가 되었다. 신기하게도 하루가 다르게 레고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되는 것이 보였다. 아무래도 레고를 좋아하는 나에게 더 잘 보이는 것 같다. 처음에는 단순히 쌓고 나열하는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특정 사물을 조립하고 엄마아빠에게 보여준다. 아무래도 다음 단계의 레고를 사줘야 하는 순간이 온 것 같다.
운이 좋게도, 우리는 올해 눈을 거의 매일 봤던 것 같다. 해도가 눈을 경험하고 느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인 탓에 매일같이 눈밭에서 눈사람도 만들고, 눈도 밟고, 눈(snow)과 눈(eyes)을 구별할 줄도 알게 된 것이다.
눈을 처음으로 봤을 때에는 해도는 다소 경계를 했었다. 난생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한 반응일 테지만, 나는 매일같이 눈을 보고 조금씩 변하는 해도의 반응을 보면서 아이들이 세상을 어떻게 알게 되는지 알게 되었다.
해도는 매일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세상을 알아가고 있고, 아빠와 엄마를 통해 무언가를 배우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매 순간 소홀히 할 수가 없다. 매 순간이 해도에게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이고 의미 있는 순간이다.
그래서 나는 더더욱 해도와의 한순간도 놓치고 싶지 않다.